•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김상조 "삼성 합병, 이재용 경영승계 시나리오 일부"

등록 2017.07.14 19:28:2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7.14.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7.14. [email protected]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재용 재판 증인 출석
"합병 등 미래전략실 계획 하에 집행된 작업들"
이건희 와병 후 이재용·최지성 등 4인 집단체제

 【서울=뉴시스】강진아 이혜원 기자 = 김상조(55)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는 매우 오래 준비돼 왔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승계작업의 한 시나리오였다고 법정증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명의 뇌물공여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위원장은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승계 시나리오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영권 승계과정은 한 순간의 작업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매우 오래 준비되고 집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성공하는 신화만들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삼성 측은 합병 및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경영권 승계와 전혀 무관한 계열사 차원에서 경영상 필요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물산 합병이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해당 회사의 이사회가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승전결에 따른 승계 시나리오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미래전략실 계획 하에 이뤄지고 집행된 작업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90년대 에버랜드 전환사채 당시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가 완성됐다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 규율 변화에 따라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였고 삼성 입장에선 이 부회장의 승계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추가 작업을 해야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강연한 후 미래전략실 김종중 전략팀장(사장)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며 직접 들은 내용도 진술했다. 김 사장은 미래전략실에서 특정 이슈의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알려왔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포함돼 있었다고 김 위원장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김 사장이 합병 의사 결정이 있을 거라며 의견을 구해 시너지효과에 대한 의문과 합병비율의 불공정성 우려 등을 말해줬는데 이미 이뤄진 의사결정대로 이사회가 치러졌다"고 말했다.

 
 '커튼 뒤에 숨어있는 조직'으로 지적한 미래전략실은 구태의연한 조직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은 외형적으론 각 계열사에서 의사결정이 되지만 사전에 미래전략실에서 의견이 취합된다"며 "재무구조를 미리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유지, 승계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획과 집행을 하는 조직"이라고 밝혔다.

 특검이 "로비나 돈으로 목적을 달성하려해 삼성에 어울리지 않는 구태의연한 조직으로 생각했지 않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그렇다. 문제는 그런 막강한 조직이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에는 사실상 집단체제로 운영돼 왔으며,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김종중 팀장(사장) 4명이 매일 회의를 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후 미래전략실에서 승계작업에 속도를 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 회장이 건재할 땐 참모 조직이 중요 의사를 결정하고 최종 승인을 받아 집행했지만, 이 부회장 시대엔 4명이 외국 출장이 없는 한 매일같이 사무실에 모여 회의를 한다고 김 사장에게 들었다"며 "놀라운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이 부회장 체제가 다 완성되지 않았다고 했고, 이 부회장 스스로도 자신감이 부족해 사실상 집단체제로 운영됐다고 했다"며 "4명이 이견이 있을 땐 40% 정도 이 부회장 뜻을 따르고 나머진 참모 건의대로 결정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것으로 이 부회장의 최종 결정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