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블록체인 스타트업, 올들어 ICO로 1조4600억원 조달

등록 2017.07.18 18:46: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블록체인 스타트업, 올들어 ICO로 1조4600억원 조달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들이 올들어 '비트코인' 붐을 등에 업고 주식 대신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들은 전통적인 재원 조달 방식인 기업공개(IPO)가 아닌 '최초의 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s·ICO)'를 통해 올들어 12억7000만 달러(약 1조 4618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끌어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리서치업체인 오토노머스(Autonomous)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56차례에 걸쳐 ICO로 모두 12억7000만 달러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2억2200만 달러에 비해 무려 6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 2014년 만해도 2600만 달러(약292억 2400만원)에 불과했다. 또 2015년에는 1400만 달러(약157억 3600만원)로 전년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탄 2016년 들어 2억2200만 달러(약 2495억 2800만원)로 급증한 데 이어 올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테조스(Tezos)와 이오에스(EOS)가 올 들어 조달한 자금만 각각 2억 달러(약 2249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일 스타트업이 투자자들을 상대로 가상화폐를 판매해 조달한 자금으로는 역대 최고이자, 이 분야 스타트업이 ICO로 지난해 조달한 전체 자금에 육박하는 규모다.

올들어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가 급증한 데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1일 역대 최고가인 3000달러로 치솟는 등 올 들어 초강세를 보여왔다. 이후 조정 장세를 거치고 있지만, 스탠드포인트리서치의 창업자 로니 모아스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내년중 50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ICO를 통한 자금 조달은 스타트업들의 전통적인 펀딩 방식도 바꿔놓고 있다. 창업 후 유력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는 대가로 지분을 제공하고, 이어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하는 수순을 거쳤으나 가상화폐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초의 주식공개(Initial Public Offering)’에 빗대 ‘최초의 코인 공개(initial coin offerings)’라는 유행어를 등장시키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벤처 투자자중 하나인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의 공동창업자인 나일 리머는 "ICO가 IPO의 일부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ICO를 둘러싼 비판도 만만치 않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가상화폐를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복잡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기업공개(IPO)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오토노머스 보고서를 작성한 렉스 소콜린 애널리스트는 “파렴치한 배우(스타트업)들이 무대 위에 있고, 사기도 횡횡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특히 중국에서는 (사업자들이) 온라인에서 ICO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마케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전체 자산가치를 놓고 볼 때, 그것(ICO)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시장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