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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관성 없는 정부의 사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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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7-31 17:08:37  |  수정 2017-08-01 1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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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잔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기의 조기 배치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29일 북한이 한밤중 '화성-14호' 미사일을 쏘아 올리자 문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것이다. 이를 놓고 정부 정책이 순식간에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그간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점을 늘 지적해왔다. 1년 전 이맘 때 문 대통령은 "본말전도, 일방결정, 졸속처리의 문제가 있다”며 사드 배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드 배치가 국회 동의 사안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대통령이 된 후에는 본인이 그간 주장해온 절차적 오류에 대한 바로잡기에 나섰다. 그 첫 결과물이 국방부의 28일 '일반 환경영향평가' 발표였다. 이에 4기 추가 배치에 대해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만 가능하다고 했던 국방부도 입장을 바꿔 일반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공식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오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는 뜻이 관철된 결과였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몇시간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졌고, 그 몇시간 뒤 문 대통령은 잔여 사드 배치 지시 결정을 내렸다.

 불과 몇시간 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친다고 했다고, 북한 도발이후에는 잔여 사드를 배치한다고 결정한 것이니 도대체 정부 정책이 이렇게 오락가락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그간 사드 배치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는데, 이번 잔여 사드 배치 결정에는 어떤 절차적 정당성이 담보된 것인지도 납득하기 어렵다. 

 청와대 발표를 보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강도 무평리에서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을 이틀 전인 26일 보고받았고 발사가 임박했다는 사실 역시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사전에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미사일 실험 직후 발표한 미국과의 대응전략도 사전 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북한 도발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사드의 환경영향평가를 지시했고, 그 뒤에 실제 도발이 이뤄지니까 잔여 사드 배치를 지시한 게 되는 것이다. 상호 모순되는 해명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사드 배치부터 해놓고 추후 환경영향평가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사드 정책에 대한 솔직한 해명을 듣고 싶다.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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