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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0조 글로벌 VR시장…삼성전자·소니·구글 등 주도권 다툼 '치열'

등록 2017.08.03 11: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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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0조 글로벌 VR시장…삼성전자·소니·구글 등 주도권 다툼 '치열'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VR(가상현실) 시장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며 파이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VR시장은 올해 67억 달러(약 7조8360억원)규모에서 2020년 700억 달러(약 81조865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VR 시장 규모도 지난해 9636억원 수준에서 올해 1조3735억원, 2020년에는 5조7271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오큘러스, 소니, HTC,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내노라하는 업체들이 다양한 VR기기를 선보이며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협업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올해 자사의 VR기기 데이드림뷰와 연동하는 스마트폰 기종을 11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데이드림뷰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기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시리즈, LG V30, 구글 픽셀폰 등이다.

 구글은 LG디스플레이와 함께 VR 기기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력을 지닌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을 통해 VR 기기의 성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OLED는 응답속도가 LCD보다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VR 특유의 단점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구글은 스마트폰, VR기기 등에서 LG와의 밀월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스마트폰과 VR기기 등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양산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LG 역시 VR기기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미국 게임사 밸브와 손잡고 이르면 하반기 안에 가상현실(VR) 기기를 내놓는다.

 LG는 밸브와의 협력을 통해 고성능 헤드셋 VR 기기 개발을 하고 있다. 개발 부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아닌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다. 아직까지는 정확한 출시일이나 스펙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LG는 작년에 상반기에 출시한 스마트폰 'G5'의 액세서리 중 하나로 슬림 고글 형태의 VR 기기인 'LG 360 VR'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모델은 이를 업그레이드한 후속 제품인 셈이다.

 LG는 유선 연결로 인한 사용 공간의 제약을 없애면서 스마트폰 기반의 VR 헤드셋보다 나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독립형 VR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의 기기와는 방향이 다른 셈이다.

 밸브는 대만 스마트폰 개발사 HTC와의 협력을 통해 바이브를 공동개발한 바 있다. 바이브는 현재 업계에 나온 VR 기기 중 가장 높은 사양을 지닌 최고가 제품이다.

 무선 VR컨트롤러, 룸 스케일 무브먼트, 내장형 카메라가 탑재된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바이브는 국내에서는 12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밸브가 운영하고 있는 스팀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인디 개발사들이 다수의 VR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만큼 LG는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무대에서 높은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을 가진 삼성전자가 VR 업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1분기에 78만2000대에 달하는 기어VR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전 세계 VR기기 시장에선 630만대가 판매됐다. 삼성이 461만대로 1위를 기록했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이 75만대, HTC의 바이브가 42만대, 구글의 데이드림이 26만대, 오큘러스의 리프트가 24만대로 뒤를 이었다.

 올 1분기에는 플레이스테이션 VR이 37만5000대로 2위를 차지했고, 구글 데이드림 17만대, HTC 바이브 9만5000대, 오큘러스 리프트 6만4000대 순이었다.
 
 현재 나오고 있는 VR기기는 크게 모바일과 PC, 콘솔 기반으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협력해 2014년 12월 모바일 VR기기 '기어 VR'을 내놨다. 2017형 기어 VR은 기존의 제품과 성능은 같지만 '컨트롤러'가 추가됐다.

 '기어 VR'은 삼성전자에서 판매하는 특정 스마트폰이 있어야 구동이 가능하다. PC나 콘솔 기반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품질에서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기기마다 가격, 성능 등의 차별점이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VR이 미래의 플랫폼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며 "아직까지는 기술력과 콘텐츠 확보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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