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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모든 책임 불합리"…임신중단 합법화 촉구 시위

등록 2017.08.13 17: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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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13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걷고싶은거리 인근에서 여성들이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7.08.13 fin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13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걷고싶은거리 인근에서 여성들이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7.08.13 [email protected]

젊은 여성들, 여성의 성적 결정권 보장 요구
낙태 처벌 관련 법조항 폐지·낙태 약물 도입 촉구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휴일인 13일 서울 도심에서 임신중단 합법화를 촉구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는 익명의 여성 모임 'BWAVE'는 이날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걷고싶은거리 인근에서 시위를 열었다.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위에 참여한 수십명의 여성들은 "내 자궁은 내 것이다", "공공재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낙태에 대한 여성의 결정권을 강조했다.

 이들은 ▲낙태 여성과 시술한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270조 폐지 ▲미프진(임신중단을 위한 경구 복용약)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시위가 열리는 것을 알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모(28·여)씨는 "홍대입구역에서 집에 가는 길을 검색하다가 시위가 있다는 걸 알고 참가했다"며 "구호문 중 '콘돔 껴도 불안하다'는 문구에 속이 시원했다. 남자친구한테도 못 하는 얘기를 거리에서 외치니 후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학생 이모(24·여)씨도 "SNS를 통해서 (시위를) 알게 됐다"며 "낙태를 못하게 하는 건 문제다. 임신을 했으니 낳으라는 건 인생을 망치는 일"고 말했다.

 '미프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참가자들은 "미프진은 경구 복용약으로 전세계 119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마취와 수술이 필요 없으며 장기가 손상될 우려가 적다"고 국내 도입을 주장했다.

 직장인 오모(27·여)씨는 "미프진 도입이 시급하다. 안전하게 낙태가 가능한데 국가에서 막으니까 여성들은 위험한 방식으로 낙태를 한다"며 "특정 사이트에서는 후원금을 내면 미프진을 보내준다고 들었다. 그렇게라도 낙태를 하고 싶은 여성들이 있는데 나라에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절망적"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낙태한 여성과 낙태시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270조 폐지 동의 서명을 받았다. 이 서명에는 홍대 인근으로 데이트를 나온 커플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고모(27)씨는 "오늘 홍대에서 시위가 열린다는 정보를 트위터에서 접하고 여자친구와 시간을 내서 왔다"며 "원치 않는 임신도 많은데 국가도, 남성도 책임지지 않은 채 여성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건 불합리하다. 임신중절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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