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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가 된 트롤, '무민'을 아시나요?

등록 2017.08.16 18: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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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토베 얀손 작 '카드를 위한 드로잉'. (사진=무민캐릭터스 제공)

【서울=뉴시스】토베 얀손 작 '카드를 위한 드로잉'. (사진=무민캐릭터스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하마가 아니라 트롤입니다."

핀란드가 낳은 인기 캐릭터 '무민(Moomin)'. 최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지만, 이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70여 년 역사를 가진 무민이지만, 국내에서 인기를 모은 것은 몇 년 되지 않는 데다 일본에서 이미 캐릭터 상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뒤 국내에 도입됐기 때문이다.
무민 캐릭터 상품의 주 소비층인 국내 성인 대부분은 동글동글한 외모를 가진 무민을 아프리카의 대형 포유류인 하마를 의인화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얀 색깔은 실제 하마와 전혀 다르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틀렸다. 무민은 하마가 아니라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트롤'에 뿌리를 둔다.
 
 
◇무민이 트롤이라고?

무민은 한국이 일제의 폭압에서 독립한 1945년에 태어났다.  핀란드 여성 화가 겸 동화작가인 토베 얀손(Tove Marika Jansson, 1914~2001)이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린 '무민 가족과 대홍수'라는 아동 소설에 처음 출현했다.
이후 무민은 그림책,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상품으로 변주되며,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은 '스토리가 담긴 예술 작품'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무민이 속한 트롤은 절대로 귀엽고 순박한 이미지가 아니다.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 국내외 각종 롤 플레잉 게임(RPG) 등을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들은 초대형 사이즈에 흉측한 외모의 괴물이다. 선이 아닌
악의 편에서 행동대장, 선봉장 구실을 한다.
무민은 하마가 아니라 트롤의 일종이라는 사실은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뒤, 그것도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소설이나 영화로 접하며 '트롤=괴물'이라는 공식이 이미 뇌리에 이미 박힌 상태에서 밝혀졌다.
【서울=뉴시스】토베 얀손 작 '무민 골짜기의 겨울' 삽화. (사진=무민캐릭터스 제공)

【서울=뉴시스】토베 얀손 작 '무민 골짜기의 겨울' 삽화. (사진=무민캐릭터스 제공)

그런데도 무민의 인기는 흔들림이 없다. 아니 이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무민 특유의 호감 가는 이미지는 기존 트롤에 짙게 드리운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기에 충분했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 '무민이 트롤이었더니···충격!" 등 반전 효과까지 자아내며 오히려 인기를 더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이 지난해 12월23~25일 크리스마스 시즌에 산타가 아닌 무민을 내세운 '크리스마스 블리스 - 무민 패밀리 패키지'를 내놓아 호응을 얻은 것이 그 방증이다. 이 호텔은 패키지 이용객에게 이 호텔과 무민이 컬래버레이션한 머그잔, 자작나무로 만든 무민 크리스마스 카드 등을 증정해 SNS를 달궜다.
 
 
◇무민의 모든 것, '무민 원화전'

이런 무민의 인기에 힘입어 오는 9월2일~11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는 '무민 원화전'이 열린다.
무민의 조국인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는 '무민의 어머니' 얀손이 직접 그린 원화 등 핀란드 탐페레 무민 박물관, 무민캐릭터스, 헬싱키 시립미술관, 헬싱키 연극박물관 등의 소장품부터 무민 저작권사가 보유한 미공개작까지 350여 작품이 전시돼 70여 년에 걸친 무민의 이야기를 한국 팬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무민이 처음에는 기존 괴물 트롤에 더 가깝다 조금씩 진화해 지금의 친근한 모습이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돼 '트롤인데 왜 하마가 됐을까'하는 일부 팬의 까칠한 궁금증도 해소해줄 전망이다.  
얀손의 회화 작품, 서적, 소품, 사진 등도 함께 자리해 핀란드에서 '국민화가'로 추앙 받는 얀손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태세다.
책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사랑을 받아온 무민을 소재로 한 전시회답게 국내 출간된 다양한 무민 도서와 각종 애니메이션, 크고 작은 무민 인형 등을 전시되는 라이브러리와 영상관 등도 마련된다. 무민과 친구들 캐릭터가 미술관 안팎을 돌아다니며 함께 사진을 찍는 등 관람객에게 즐거움도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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