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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미다스의 손'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회생절차 왜?

등록 2017.08.18 16: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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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극 '이기동 체육관'. 2017.08.18.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이기동 체육관'. 2017.08.18.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대학로에서 흥행작을 잇달아 선보인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18일 공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1부(재판장 김상규 판사)는 이달 초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회생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7일 '포괄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포괄 금지명령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회생 후 채무를 갚을 기회를 주는 것으로 파산신청과 다르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는 영화배우 김수로를 프로듀서로 내세운 '김수로 프로젝트'를 비롯해 연극, 뮤지컬 등의 흥행작을 내며 대학로 미다스의 손으로 떠올랐다. '이기동 체육관' '택시드리벌'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이 회사 작품이다. 

법원 등에 따르면 채권자는 기업은행 외 115명으로 이 중 대다수는 출연 배우와 스태프가 속한 회사들이다. 아시아브릿지콘텐츠 작품을 공연한 대명문화공장, 두산아트센터, 김수로 소속사인 SM C&C 등이 포함됐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는 공연 외에 교육, 해외사업 등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9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회생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우들의 밀린 임금 등 공연계에 만연한 '돌려막기'가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정적으로 취약해도 공연을 올리면 투자를 받을 수 있어 앞 공연에서 진 빚을 갚아가는 편법을 가리킨다. 

여기에 사전 제작비로만 개막할 수 있는 관행도 문제로 지목된다. 극장 측에서 제작사가 지불할 수 있는 대관료, 배우·스태프 임금 등에 대한 확인이 완료되지 않아도 일단 공연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유명 스타를 앞세워 개막하면 어떻게든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도 문제다. 이로 인해 스타 캐스팅에 목매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작품에도 스타배우들이 대거 나왔다.

앞서 2014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지난해 뮤지컬 '록키'의 라이선스 초연, 최근 뮤지컬 '햄릿' 등이 이런 폐단으로 배우, 스태프 그리고 관객들에게 피해를 줬다.

공연계 관계자는 "비교적 재정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던 아시아브릿지컨텐츠에서 인력이 빠져나가고, 이 회사와 협업하던 배우·스태프가 잡았던 손을 놓으면서 위기설이 나돌았다"면서 "막상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니 허망하다. 브로드웨이처럼 최소한의 임금을 보증금으로 맡겨두거나, 최소한의 제작비로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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