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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영화도 필요해요"···영화 '더 테이블'

등록 2017.08.18 17: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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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영화도 필요해요"···영화 '더 테이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지금은 영화들이 뜨거운 것에 집중하는 시기입니다만 우리 영화처럼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작업들을 계속해 나갈 거고요."

 김종관 감독은 새 영화 '더 테이블'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이 작품은 사소한 대화에 몰두하는 작품이다. 영화가 담아내는 시간은 하루다. 어느 커피숍에 각기 다른 시간 같은 자리에 다녀간 8명의 사람, 4쌍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의 과거를 보여주는 플래시백 장면이 한 번쯤은 나올 만도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카메라는 오직 이들의 대화만 담는다. 관객은 이들의 대화를 통해 과거를 유추하고, 관계를 상상해야 한다.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영화도 필요해요"···영화 '더 테이블'


 김 감독은 전작들에서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을 자주 다뤄왔다. 직전 작품인 '최악의 하루' 또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여자에게 하루에 벌어진 몇 가지 사건을 그린다. 김 감독은 "전작도 하루를 다룬 작품이었는데, 주인공이 계속해서 돌아다닌다. 이번에도 하루를 다루면서 한 자리에서만 있는 일을 그리면 어떨지 궁금했고,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4쌍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유명 여배우인 '유진'은 아주 오래 전에 만났던 첫 사랑을 다시 만나게 됐고, 평범한 회사원인 '경진'은 몇 번의 만남 후 연락이 되지 않았던 한 남자와 다시 자리하게 됐다. 결혼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은희'는 엄마 역할을 해줄 중년여성을 만남을 가지고, 결혼을 앞둔 '혜경'은 전 남자친구와 마주한다.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영화도 필요해요"···영화 '더 테이블'


 김 감독은 이들의 대화를 통해 "삶의 단면을 보고 싶었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다양한 하루 속에서 그들의 어리석은 근성과 흔들리는 마음이 보여지길 바랐습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솔직하지 않고 의존적이기도 하며 약하고 상처받는 사람들이지만, 그런 어리석음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들여다보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이 주목받는 건 화려한 캐스팅 덕분이기도 하다. 평소 김 감독의 팬임을 자처하는 여배우 정유미·정은채·한예리·임수정이 출연료 없이 '더 테이블'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작은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들은 약 일주일 동안 촬영이 진행된 이 작품에서 각각 하루에 모든 분량을 완성했지만, 뛰어난 집중력으로 풍성한 연기를 해낸다.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영화도 필요해요"···영화 '더 테이블'


 김 감독은 "내게 매우 중요한 경험이었다. 이 작품이 러닝타임은 짧지만(70분), 촬영 분량을 따지면 결코 짧지 않다. 네 배우는 이런 작품에 촬영한다는 리스크를 안고서도 한정적인 시간 동안 책임감을 보여줬다. 난 그들의 노력을 의미있는 작업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같은 자리에 매일 다른 배우가 와서 연기하는 걸 보는 게 매우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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