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구글과 전략적 제휴···'음성 주문'으로 아마존에 맞불
【서울=뉴시스】 미국의 유통업체 월마트가 21일(현지시간) IT 협력사들을 상대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사진출처: 월마트)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구글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인 ‘구글 익스프레스(Google Express)’에 다음 달부터 입점한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이에 따라 수만 여개에 달하는 상품을 구글 익스프레스에서도 내달부터 판매할 수 있다.
양사 간 전략적 제휴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월마트 이용자들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구글 홈’을 통해서도 오프라인 매장에 구비된 다양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치약부터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월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품목을 목소리를 통해 이 기기에 알려주면 미리 입력한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고, 상품 배송도 이뤄지는 방식이다.
두 회사의 제휴는 '상생의 카드'로 해석됐다. 월마트는 AI스피커로 주문의 편이성을 높여 매출을 늘리고, 구글은 월마트의 다양한 상품을 자사의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해 수수료 수입을 증대할 수 있다. 월마트 고객들의 주문이 클라우드에 쌓이면 자주 주문하는 상품을 손쉽게 재주문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치약을 주문해 달라’고 요청하면 구매 이력을 분석해 늘 쓰는 브랜드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음성으로 주문하는 방식의 쇼핑(voice shopping)은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으며, 두 업체가 왜 손을 잡았는지 보여준다고 WSJ은 평가했다. 음성주문 방식이 온라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빠른 속도로 그 몫을 늘려가고 있다. 아마존의 AI스피커인 에코가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누리는 배경도 목소리로 하는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마존은 앞서 지난 6월에는 미 전역에 4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인 홀푸드를 무려 137억 달러(약 15조 5358억 원)를 들여 사들였다. 월마트도 지난해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제트닷컴(Jet.com)을 33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온라인으로 보폭을 넓혀왔다. 월마트와 구글의 제휴는 영역을 파괴한 채 진행되는 미 재계의 지각변동에 맞서기 위한 합종연횡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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