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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간첩조작 사건' 서성수씨, 34년만에 무죄 확정

등록 2017.08.2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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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간첩조작 사건' 서성수씨,  34년만에 무죄 확정

'보안사' 저자 김병진씨 사상교육 시킨 인물로 조작
"50일 불법 구금···고문·가혹행위·협박에 허위 자백"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재일교포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인 서성수(66)씨가 34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지난 1983년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받았던 서씨에 대한 재심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씨는 1972년 10월 일본에서 대남공작지도원에 포섭된 뒤 1983년 7월까지 일본과 국내를 수시로 오가며 국가기밀을 수집하는 등 간첩활동을 벌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씨는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끝에 책 '보안사'의 저자 김병진씨에게 주체사상을 주입하는 등 사상교육을 시킨 인물로 만들어졌다. '보안사'는 간첩 혐의로 붙잡힌 김씨가 보안사에서 강제근무하며 목격한 내용을 다룬다.

 1984년 2월 열린 1심은 서씨 혐의 모두를 유죄로 판단,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은 같은 해 11월 대법원의 상고기각을 거쳐 확정됐다.

 이후 서씨는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해 8월 재심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심 재판부는 당시 보안사 수사관들이 김씨를 나흘 동안 잠을 재우지 않은 상태에서 고문했다고 인정했다. 그 과정에서 몽둥이로 온몸을 때리는 등 고문이 있었고 이를 버티지 못한 김씨가 '서씨에게 포섭됐다'는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서씨 역시 50일 동안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인정했다. 한국어가 서툰 서씨에게 통역이 제공되지 않았고, 보안사 수사관들이 법정에 나와서까지 서씨를 압박했다며 당시 재판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재심 재판부는 이처럼 위법하게 수집된 진술 등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간첩활동을 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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