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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자·은퇴자' 실손보험 도입···의료비 부담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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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03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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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유병자·은퇴자 실손보험 도입
보험업계 "손해율 높아 수익성 악화 우려"
보험료·자기부담 등 상품 구조 쟁점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금융당국이 유병자와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실손보험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손해율이 높은 실손보험에서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병자와 고령층까지 받아들이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연말을 목표로 유병자 및 은퇴자 실손보험 출시를 논의 중이다.

앞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하계연합학술대회에서 "유병자·은퇴자 등에 대한 실손의료보험을 도입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공헌했다.

국민 다수가 가입한 보험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 당국의 기조가 확고하기 때문에 관련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상해로 입원하거나 통원치료를 받는 경우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으로 상품 표준화 이후 환자 부담비율은 20%로 책정됐다.

가입건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3400만건을 넘어 국민 10명 가운데 6~7명이 실손보험을 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품은 유병자와 은퇴자를 위한 실손보험이다.

유병자보험은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다. 현재 팔고 있는 상품은 수술 1회당 30만원, 입원 1일당 3만원, 암진단금 2000만원 등 미리 약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으로 실손보험상품은 없다.

은퇴자를 포함한 고령층 대상 실손보험은 없지는 않다. 

2014년 8월부터 판매된 노후실손의료보험은 50~75세(또는 80세)인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고령자도 보험회사의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다.

보장금액 한도를 입원 및 통원 구분 없이 연간 1억원까지 확대하는 대신 자기부담률을 30%(일반 실손은 10% 또는 20%)로 높여 보험료가 일반 실손의료보험 대비 50~90% 수준으로 저렴하다.

정부는 단체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은퇴 후 실손보험 보장이 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시 개인실손의료보험으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연계장치를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정부 방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병자·은퇴자 대상 실손보험이 도입되면 손해율이 높아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반실손보험의 손해율도 100%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은 유병자와 고령층을 받아들이면 보험영업 적자가 더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5년 122.1%, 지난해 131.3% 올해 133.4%로 증가하는 추세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100%가 넘으면 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험과는 상품 구조 자체가 달라 보험사가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손보험 개편의 최대 쟁점은 상품 구조다. 상품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보장 내역과 보험료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병자 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일반적인 보험상품보다는 환자 부담이 크다.

현재 나와 있는 상품을 봐도 유병자보험은 일반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2~5배 비싸고 노후실손은 자기부담률이 10%포인트 높고 통상 보장범위가 좁다.

특히 노후실손은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정부가 사실상 주도해 내놓은 상품인데 3년간 가입자가 2만6000명에 그쳤다. 가입자는 자기부담비율이 높아 가입을 꺼렸고 보험사도 손실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도 초기에는 손해율이 50~70%로 낮았지만 지금은 2배로 치솟았다"며 "고령층과 유병자보험은 상품이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손해율이 70%대로 높지는 않지만 향후 손해율이 얼마나 높아질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주도로 유병자·은퇴자 실손보험이 출시돼도 보험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정부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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