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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레드라인 안넘었다'는 말로 국민 불안 사라질까

등록 2017.09.04 12: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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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레드라인 안넘었다'는 말로 국민 불안 사라질까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북한이 전날인 3일 6차 핵실험이라는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북한이 아직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을 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악의 수준까지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과연 이 말이 현 시점에서 정부가 내놓아야 할 언급이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지금 상황에 온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한데 따라 다음 스텝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와 미국과의 관계도 예전만큼은 아닌 듯 해 더욱 우려스러운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이 레드라인을 넘었느냐 안넘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답답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경기 평택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끝내 이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강력한 제제 압박을 받게 돼 김정은 체제의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강력 경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6차 핵실험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고 '실망', '분노', '전략적 실수' 등의 표현을 쓰며 북한을 규탄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을 향해 "대화의 길로 나와야할 것"이라고 강조만 할 뿐이었다.
 
 지금의 불안한 안보상황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다.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잇따라 도발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대응해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켜내겠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는 북핵 위협에 대해 미국 측에 의존을 하고 있다. 자주국방이 쉽지 않은 상태라면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과 어떻게 공조해서 북한의 도발을 막겠다는 로드맵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건 '대화를 하겠다' → '북 도발 시 가만있지 않겠다' → '레드라인을 넘은 건 아니다' 수준의 언급이다.
 
 야3당도 문 대통령이 대북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원점에서 재수립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긴급 안보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게 대통령의 책무다.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말 갖고는 작금의 안보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건 이제 모두가 인식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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