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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中에 관대한 트럼프, 韓에는 'FTA 고자세'···'동맹에 악영향'

등록 2017.09.04 13: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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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성 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퇴장하면서 기자들을 향해 얘기하고 있다. 2017.9.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성 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퇴장하면서 기자들을 향해 얘기하고 있다. 2017.9.4.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폐기하면 양국 동맹에 복구하기 힘든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진단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미국이 일본은 물론 아시아의 패권 도전국인 중국에 비해서도 한국을 홀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한국민들에게 줘 양국관계에 지우기 힘든 '상흔'을 장기적으로 남길 것이라는 뜻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 경제연구소 연구원,  존 울프스탈 하버드대 벨퍼과학 및 국제문제센터 연구원,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 이사장을 비롯한 동아시아 경제·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지적했다. 무역과 안보정책을 연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한국에는 고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WSJ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해오고 있는데 트럼프는 뒤돌아선 '무역에 대해 봐주지 않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미국의 적국 보다 동맹국을 더 나쁘게 취급하고 있는 듯하다(He seems to be treating a U.S. ally worse than he’s treating a U.S. adversary)”고 비판했다.

주한 미 대사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WSJ은 주한 미 대사 인선이 일본과 중국에 비해 지연되고 있는 사실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 대사(윌리엄 해거티), 주중 대사(테리 브랜스테드)는 일찌감치 인선한데 비해 한국에는 최근에서야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국을 중시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핵비확산 담당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존 울프스탈 하버드대 벨퍼과학 및 국제문제센터 연구원도 “북한은 미국과 한국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미 FTA 폐기는 (김정은으로 하여금) 그 목적을 좀 더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동맹과 경제전쟁을 벌이기는 최악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제프리 존스 주한상공회의소 이사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폐기 발언을 협상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면서도 이러한 발언이 양국 동맹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는 “(한미FTA) 폐기 발언으로 이러한 (부정적) 기류 또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기업들을 향한 한국정부의 조사가 이미 거세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스 이사장은 또 “그들(한국 정부의 감사와 조사)은 상대적으로 적대적”이라며 “우리가 한미FTA를 폐기한다면 이러한 기류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유세 기간중 중국의 무역 정책에 맹공을 가하며 보복관세 부과등 과감한 수입억제책을 경고한 사실을 언급했다. 또 그가 현재까지 이러한 위협을 대부분 거둬들였으며, 그의 보좌진들도 중국의 소폭 양보에 과도한 칭찬을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태도는 미국이 한국을 이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로 보지 않고 있다는 한국민들의 우려를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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