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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식약처, 일하는 법을 알기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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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08 15: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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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성환경연대가 제출한 시험보고서와 유해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전달한 김만구 강원대 교수의 시험결과는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식약처 8월30일)

 여성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시험 결과에 대한 식약처의 공식입장이다.
 한마디로 김 교수의 시험은 '비과학적이어서 믿으면 안되는 것'이라는 의미.

 그로부터 정확히 5일 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식약처 발표가 이어졌다.

 트리플라이프의 '그나랜 시크릿 면생리대'
 깨끗한나라의 '순수한면 울트라슈퍼가드'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2 울트라중형 날개형에이'
 엘지 유니참의 '바디피트 볼록맞춤 울트라슬림 날개형',  '바디피트 귀애랑 울트라슬림날개형'
 P&G의 '위스퍼 보송보송케어 울트라날개형'

 여성환경연대가 유해물질 방출시험에 쓰인 생리대 제품 명단이라며 식약처가 밝힌 5개사, 6개 제품 명단이다.
 
 '결과가 신뢰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발표해놓고 곧 바로 '이번 시험에 사용된 제품들은 이러이러하다'고 공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식약처가 이번 조사를 투명하고 신뢰성 있게 진행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식약처의 의지는 충분히 알아듣겠으나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로선 황당하기 그지없다.

 '국민들이 김 교수의 시험을 무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혹시 궁금해 하는 국민들을 위해 제품명을 알려드리니 알아서 사용하던가 말던가 하시라'는 이야기로 밖에 안 읽힌다. 
 
  국민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일은 시리즈로 진행됐다.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이 되거나 실제로 그러한 증거가 있을 때에만 제품 전수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간 안전관리원을 통해 보고된 부작용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전수조사는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 (식약처 관계자 8월23일)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논란이 발생한 후 실태조사가 필요하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대한 식약처의 공식 답변이었다.

 하지만 이 답변은 불과 4일만에 여지없이 뒤집어졌다.

 "최근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모든 생리대 56개사, 896품목에 대해 점검하겠다." (식약처 8월27일)

 '입장이 왜 바뀌었냐'는 질책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시험에 대한 표준화 된 방법이 없어 그 방법을 마련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다. 문제가 불거져서야 대처를 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방법을 찾아왔다."(식약처 관계자 9월5일)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생리대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인식한 셈이다.

 어찌됐건 핵심은 '생리대를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느냐'는 것.

 식약처는 현재까지 생리대 제품에서 검출됐다는 독성물질 10종에 대한 조사 결과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독성물질 76종에 대한 조사 결과는 해를 넘길지도 모른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날려야 겠다.
 "식약처, 일하는 방식을 알기는 하는거요?"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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