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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집값, 외부 투기꾼이 올린건데"···수성구 실수요자 울상

등록 2017.09.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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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현미(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과 고형권(오른쪽)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을 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7.08.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현미(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과 고형권(오른쪽)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을 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7.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투기세력 잡으려다 실수요자도 같이 죽을까봐 걱정이죠."(대구 수성구 A공인중개사)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가 경기 분당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됐다. 앞으로 이곳의 대출과 청약규제가 강화된다. 분양권 전매도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막힌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도 제한된다.

 이에 대구에서는 일부 투기세력을 잡으려다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된 대구 수성구 집값은 올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구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수성구에는 정비사업이 집중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은 0.84% 올랐다. 같은기간 대구 달성군(-1.17%), 달서군(-1.14%), 남구(-0.64%), 서구(-0.54%), 동구(-0.06%) 등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는 통계일 뿐 수성구 전체 집값이 모두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구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숙자 LBA이숙자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수성구 아파트값이 비싼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전역이 다 비싼 것은 아니다"며 "중대형 아파트가 몰려있는 범어동이나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권 거래로 가격이 오른 만천동, 일부 상가지역 등만 비싸다. 그 외 변두리나 구도심 등은 낙후된데다 가격도 크게 차이난다"고 말했다.

 수성구의 집값 상승세는 정비사업과 분양권 전매 등의 영향이 컸다.
 
 이달 기준 대구에 추진 중인 정비사업장 213곳 중 수성구에 38곳이 집중됐다. 또한 이곳에 아파트가 높은 분양가로 공급된데다 외부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집값을 올려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20년 동안 대구에서 공인중개업에 몸 담았다는 성석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구 지부장은 "수성구 집값이 대구 시민 소득 대비 비싼 편이다. 이것은 대구에 거주하는 실수요가 아닌 외부 투자자들이 올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국토교통부는 8.2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시 수성구에서 국지적인 가격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들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국토교통부는 8.2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시 수성구에서 국지적인 가격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들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이어 "지난 2~3년 서울과 부산 투자자들이 이곳 분양시장에 들어와 분양권을 사고팔면서 가격을 올렸다"며 "게다가 투자수요가 몰리자 건설업체에서는 매번 분양할 때마다 옆 단지보다 분양가를 계속 올렸다. 이처럼 건설업체와 외부 투자자들이 함께 가격거품을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대구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당시 대구에는 투자설명회가 곳곳에서 열렸다"며 "투자전문가라는 사람이 이곳에 CGV가 들어서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하면 얼마 안 돼 그곳에 투자자가 몰려 가격이 크게 뛰는 식이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연희(40)씨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수성구는 면적이 굉장히 넓고 인구도 많다. 비싼 아파트가 몰린 지역도 있지만 낙후된 지역도 상당하다"라며 "낙후지역에 사는 저와 같은 주민들은 학군보고 온 돈 없는 서민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 사는 전셋집에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할까 싶었는데 앞으로 쉽지 않게 됐다"며 "투기세력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달라"고 토로했다.
  
 지난 3년 대구에서는 수성구에 분양한 단지가 다른 자치구보다 높은 분양가에도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하반기 대구 수성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동'은 3.3㎡당 분양가가 1276만원에 달했지만 62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동구에 3.3㎡당 910만원에 분양한 동구 검사동 '대구검사동동촌미소타운'이 2.1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말에는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심지어 3.3㎡당 1642만원에 달하는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가 분양했지만 이역시 89.37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수성구에 분양한 단지들은 모두 평당 1500만원을 육박했지만 두자릿수에서 최고 28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초 대구 동구에 분양한 '서호동효성노블시티' 등이 평당 836만원의 절반 수준의 분양가에도 미달된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이번 후속조치로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수성구의 분양사업 및 정비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 수성구에는 시지동에 '고산역화성파크드림' 재건축 112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차장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여타 다른 지역처럼 대구 수성구 역시 당분간 거래 침체와 집값 조정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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