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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T 수석무용수 서희 "'서희 키즈', 자랑스럽고 감사"

등록 2017.09.11 08: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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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희,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2017.09.11. (사진 = 서희 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희,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2017.09.11. (사진 = 서희 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세계 3대 발렌단으로 통하는 미국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서 희(31)가 주축이 돼 지난해 열려 주목 받은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코리아 발레 콩쿠르'가 다시 펼쳐진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발레 콩쿠르인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의 한국 예선이다. 작년 이 한국 예선을 거친 양준영(19), 박한나(14), 장유진(11)이 올해 4월 뉴욕에서 열린 'YAGP'에서 각각 남자 시니어(15~19세) 2위, 여자 주니어(12~14세) 1위, 여자 프리주니어(9~11세) 1위를 차지하며 성과를 냈다. 이들은 '서희 키즈' 또는 '서희 꿈나무'로 불린다.

서희가 설립한 사단법인 서희재단은 이를 발판 삼아 오는 23일~25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2017 YAGP 코리아 발레 콩쿠르'를 연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서희는 콩쿠르 개최 전 뉴시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성과를 얻은 것 같아 기뻤고 열심히 준비해 오신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학생들에 대해 "뭉클해요. 저도 지나왔던 중요한 시기를 멋지게 지내고 있어 자랑스럽고 감사해요"라고 뿌듯해했다.

2000년 창설된 YAGP는 '발레 꿈나무들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잠재력 있는 청소년 발굴에 주력해 온 세계적인 발레콩쿠르다. 주니어(12세∼14세), 시니어(15세∼19세) 부문으로 나눠 클래식 발레와 군무, 파드되, 현대무용 등에서 실력을 겨룬다. 서희는 2003년 한국인 처음으로 YAGP 전체 그랑프리를 받으면서 주목 받았고, ABT 입단 기회도 잡았다.

2015년까지는 미국 10여개 대도시와 일본, 중국, 프랑스 등 대도시에서만 지역 예선이 치러졌다. 한국 발레 신인들이 콩쿠르에 참가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금액을 투자해야만 했던 이유다.

하지만 서희가 2016년 YAGP 한국 유치에 성공, 학생들이 예선에 참가하는데 따른 수고를 덜었다. 그 결과 YAGP 본선에서 한국 발레 꿈나무들이 대거 입상했다.

이 콩쿠르는 스타 배출로도 유명하다. 역대 한국인 중에서는 서희를 시작으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2012), 선화예술학교 김신영(2015), 영국로열발레학교 전준혁(2016)이 대상을 차지했다.

서희가 첫 YAGP 코리아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자랑스럽다. 감사하다. 자신감을 가져라. 있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라"였다. "남과 비교하지 마라.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즐겨라 등의 이야기도 했어요. 저한테 하는 얘기기도 하죠. 호호."

반대로 학생들이 서희에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나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나요. 남자친구 있나"였다고 웃었다.

한국 학생들의 장점에 대해서는 "훌륭하고 열정적인 선생님들 밑에서 관심을 많이 받으며 배우는 것"을 꼽았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손을 내밀 때까지 부끄럼 때문에 조용히 있다는 것"을 지목했다.

"실제로 만나고 알게 되면 정말 끼 많고 재밌는 친구들인데 조금 더 적극적이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이런 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 하겠다는 할 수 있다는 열정과 다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완벽한 무대를 꾸미기로 소문난 서희는 지난 대회에 대한 안팎의 호평에도 "아직은 다 부족하다"고 겸손해 했다.

"근데 처음부터 완벽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단법인 그말 그대로 같은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생각했어요. 감사하게도 주변에 좋으신 분들이 많아 많이 도움을 받고 많이 배우며 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서희,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2017.09.11. (사진 = 서희 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희,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2017.09.11. (사진 = 서희 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올해 YAGP KOREA 발레 콩쿠르에서는 서희는 물론 캐나다 국립 발레단,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워싱턴 발레단 등 세계 유수의 발레학교 선생들이 심사를 맡는다. 이번 발레 콩쿠르에 입상한 발레 꿈나무들에게는 해외 유수 발레학교 장학생 선발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가 학교 다닐 때 가르쳐준 교장 선생님(슈투트가르트 발레단), YAGP에 참가한 16세의 저를 기억하시는 분(캐나다 내셔널 발레), ABT에서 같이 주역하던 친구(워싱턴발레),  YAGP 재단에서 파견 오신 부예술감독님이 참여하세요. 학생들이 갈 학교는 장학금을 줄 학교, 제가 확인한 학교 프로그램이 좋은 학교, 발레단이 있는 학교 기준으로 고르죠.“

서희의 이름을 딴 자선기부단체이자 서희가 대표이사로 있는 서희재단은 2015년 11월 설립됐다. 올해 2회째를 맞은 'YAGP 코리아'와 함께 최근 서희가 한국에서 작은 발레 학원 위주로 연 무료 마스터 클래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가을에는 미국 내 투어를 계획 중이며 발레저변 확대를 위한 경연 등을 기획 하고 있다.
 
서희는 "저의 목표는 발레리나의 삶과 함께 대표이사로서 희망과 감사 봉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더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레를 시작한 서희는 선화예술중학교 1학년 때 워싱턴 D.C.의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2003년 세계 권위의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입상했고 2005년 ABT 수습 단원을 거쳐 2010년 주역 무용수, 2012년 수석 무용수에 올랐다. 이후에도 치열하게 삶을 살고 있다.

내년 'YAGP 코리아'의 심사위원 섭외 건 등으로 최근 스위스를 다녀와 뉴욕 JFK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서면 인터뷰에 응했다는 그녀는 '2017 YAGP 코리아 발레 콩쿠르' 첫날인 23일 새벽 서울에 도착, 25일까지 이 콩쿠를 진행한 뒤, 가을 시즌을 위해 26일 뉴욕에 도착하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ABT의 가을 시즌이 끝나면 미국 내 다른 지역 투어를 돌아야 하고 이후에도 홍콩과 싱가포르 투어가 예정됐다. 바로 내년 봄 시즌에  돌입, 같은 해 7월에 끝나면 유럽에서 한달 간 공연이 있고 그해 8월말에는 '2018 YAGP 코리아 발레 콩쿠르'를 열어야 한다. 이 빠듯한 일정 사이에 가족과 아르헨티나로 여행도 간다.

지칠 법도 한 일정이지만 서희는 "제 인생의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는 거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한 인간으로 무용가로서 사회에 봉사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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