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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시 33년만의 폭우로 '안전대책' 또 수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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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12 16: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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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기자수첩 첨부사진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부산시의 재난 예방대책이 수몰당했다.

 지난 11일 쏟아진 폭우가 '33년 만의 대규모'라고 하니 불가피해 보이지만 곳곳에서 확인되는 '오작동'과 '무신경'이 화를 키운 측면도 상당하다.
 
 앞서 부산시는 올 여름을 앞두고  '국민안전 100일 특별대책' 과  ‘여름철 자연재난 안전 대책’ 등 재난 대응방안을 잇따라 내놨다. 혹시 모를 재해에 대비해 사전 방비를 단단히 한 것.

 시는 지난 6월 23일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시 재난소관 실·국·본부장과 기초 지자체 부단체장 등이 '제8회 시-구·군 안전정책협의회'에서 소관 분야별 재난대책 수립과 함께 협력사항 등을 논의했다.

 특히 새정부 출범 초기 '국민안전 100일 특별대책'(6.1~9.8)을 수립,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국민안전 100일 특별대책 추진단'을 구성하고 가뭄·폭염 및 풍수해 등 자연재난 취약분야별 책임관리와 선제적 대응 체계 등 소관 분야별 특별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자연재난 사전대비기간’을 정해 취약시설 점검 등을 마무리 하고  지난 5월 15일부터 올 10월 15일까지 5개월 동안 본격적인 ‘여름철 자연재난 안전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사전대비 전담 TF팀을 구성해 인명피해 우려지역 187곳을 재점검하고 상습침수지역 예·경보 시설 280개도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재난안전 비상 대응책도 마련했다.

 또 기상특보 발령 시에는 신속한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해 단계별 표준행동 매뉴얼에 따라 대응키로 했다.

 결과는 절반의 실패.

 시가 준비한 '국민안전 100일 특별대책'과 ‘여름철 자연재난 안전 대책’은 이번 집중 호우 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이날 부산지역 누적강수량은 264.1㎜.

 1984년 9월 3일 246.5㎜ 이후 33년만에 9월 하루 강수량 최고치의 물폭탄이 쏟아진 탓이기도 하지만 시가 심혈을 기울여 마련했던 '안전 대책 메뉴얼'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피해 규모와 시민들의 불편을 상당히 덜 수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상습 침수구역인 부산 도심의 거제지구의 물난리를 막기 위해 2013년 5월부터 사업비 275억원을 들여 4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 1월 준공한 거제지구 배수펌프장은 이번 폭우 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시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올해 7월 동구청이 14억원을 들여 동구노인경로당 옆에 설치한 수문펌프장도 이날 폭우때 뒤늦게 가동하는 바람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도로 곳곳의 배수구도 쓰레기가 쌓여 물이 빠지지 못해 침수 피해를 더 키웠다.

 부산시교육청의 이날 휴교령도 학생들이 등교한 뒤 발령해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재난이 발생할 때 마다 재난안전대책과 함께 ‘인명피해 제로화 및 재난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구호만 반복돼 들린다.

 “현장에서 해답을 찾는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수시로 밝힌 시정 운영원칙이다.

 그의 말에 진정한 무게감이 실리기를 기대한다.

 hera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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