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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대전 유일 특1급 호텔 폐업 위기···직원과 지자체가 살리기에 적극 나서

등록 2017.09.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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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이시우 기자 = 대전의 유일한 특1급 호텔인 '호텔리베라 유성'의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과 지자체 등이 호텔을 되살리기 위해 적극 나섰다.

 실제 폐업이 이뤄질 경우 고용상실 등 대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쇠퇴한 유성 온천 관광특구를 재편해 관광 산업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유성온천의 대전 유일 특1급 호텔 사라지나?

호텔리베라 유성은 지난 1988년 지역 최초의 특급호텔로 문을 열었다. 88서울올림픽 대전본부와 1993년 대전세계엑스포박람회 대전본부 호텔로 지정되며 명성을 쌓아갔다.

 관광특구 제도가 시행된 1994년에는 온천을 테마로 한 유성이 제주도, 경주시, 설악, 해운대 등과 함께 최초 지정되면서 관광특구 유성은 물론 대전을 대표하는 호텔로 성장했다.

 IMF 당시 모기업의 부도로 주인이 바뀐 뒤 2004년부터 3년 동안 문을 닫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재개관과 함께 대전에서는 유일한 특1급 호텔로 인증을 받아 명성을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유성 관광특구의 쇠퇴 등 대전 관광산업의 성장이 정체된데다 다양한 숙박업체 등이 들어서면서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호텔리베라 유성을 운영하는 ㈜신안레져는 지난달 10일 직원들에게 '경영난 및 폐업으로 인한 직원 고용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폐업을 공식화했다.

 직원들은 회사 방침에 반발하면서도 사측이 요구하는 회생 방안을 전부 수용하며 폐업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측은 별다른 경영 개선 사항이 나타나지 않는 한 호텔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방침이어서 호텔리베라 유성의 시계는 올 연말, 멈출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지역주민 "폐업만은 안된다"

지역 사회는 호텔 위기의 원인을 놓고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폐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텔 직접 고용 인원과 관련 업체 종사자를 감안하면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여 명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호텔리베라 유성 종사자들 중 상당 수는 파업 등으로 근로 조건이 불안정해지자 호텔을 떠났지만 여전히 15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연말까지는 연회와 행사 등이 계획돼 있어 여전히 납품 및 협력 업체들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호텔이 폐업할 경우 근무 중인 직원과 가족, 협력 업체, 주변 상인들을 고려하면 수천 명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지역 내 유일한 특1급 호텔이 갖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백용창 대전대 교수는 "호텔 1곳의 폐업이 관광 산업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리딩 역할을 할 수 있는 특1급 호텔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호텔이 폐업할 경우 전체 지역 관광 산업 이미지에 미치는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온천 상품성은 유효··· "관광특구 옛 명성 살려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유성 관광특구, 나아가 대전 관광 정책의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안레져는 호텔 폐업 추진의 이유로 유성지역 상권 변화 등으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을 꼽았다.

 호텔리베라 유성이 위치한 지역은 국내 대표적인 온천 관광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잃었고 현재는 관광 명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실제 관광특구 유성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4년부터 3년 동안 매년 3만 여명에 그치고 있다.

 또 컨벤션 산업 활성화되면서 대전을 찾는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이들이 체류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나 전략 부족이 부족하다는 점도 대전 관광 산업의 한계로 지목돼 왔다.

 백용창 교수는 "대전 관광 산업의 문제는 방문객들이 숙박하거나 체류하지 않는 점에 있다"라며 "방문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상품과 관광 산업이 성숙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성 온천의 상품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과감한 투자를 통한 변화를 주문했다.

 이일행 전 사단법인 대전시관광협회장은 "유성 족욕탕 운영이 성공을 거둔 것처럼 유성 온천은 여전히 관광 상품으로서 매력이 있다"라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을 극대화하고 관광과 산업을 융복합해 관심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변상록 대전과기대 교수도 "아산과 덕산이 온천수를 활용한 워터파크를 조성해 성공한 것처럼 체류형 복합 스파힐링테마파크를 만들어 여름철에도 관광객을 유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라며 "적극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유성 온천은 발전할 수 있는 소재를 갖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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