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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경찰, 영장없이 통신자료 수집한 이유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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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17 1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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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통신자료제공요청서 당사자 공개 청구 거부
法 "수사 관련 정보 배제한 공개 가능"···원심 파기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경찰이 이동통신사에서 영장 없이 본인의 통신자료를 수집한 이유를 밝혀달라는 당사자 요청을 거부해 벌어진 소송에서 법원이 일부 내용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부(재판장 김필곤)는 지난달 25일 서울경찰청을 대상으로 제기된 통신자료 요청서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기각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지난 2015년 10월 서울경찰청은 두차례에 걸쳐 이통사에 통신자료를 요청해 한 시민단체 활동가의 '이름·주민번호·이동전화번호·주소·가입일·해지일' 등 통신자료를 수집했다.

 이후 이통사에서 본인의 개인정보가 제공된 것을 인지한 활동가가 지난해 3월 정보공개청구 방식으로 통신자료 수집의 근거가 된 요청서를 공개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비공개 통보를 했다.

 이후 활동가 측에서는 "통신정보 제공을 위한 요청서를 공개한다고 해서 수사방법이나 절차가 공개되는 것이 아니고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없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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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신자료 무단수집 헌법소원 심판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5.18. park7691@newsis.com

 통신자료제공요청서는 '요청사유·해당 이용자와의 연관성·필요한 자료의 범위' 등 의뢰 사항의 개괄적인 내용이 적힌 표지와 '요청 대상 전화번호·조회기간·통화한 상대방의 전화번호' 등이 담긴 첨부 파일로 구성돼 있다.

 앞서 경찰은 표지와 첨부파일을 포함한 요청서 전체에 대한 공개를 거부했다.

 1심이던 서울행정법원 또한 지난해 12월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서"라며 "비공개로 열람사건 정보에 포함된 피의자의 인적사항과 범죄사실이 공개되는 경우 수사에 관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수 있다"면서 사건을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표지와 첨부파일을 분류해 경찰이 당사자 요청에 따라 공개가 가능한 정보 범위가 있음에도 일괄적으로 비공개 처분을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봤다.

 재판부는 "표지에 기재돼야 하는 요청사유, 해당 이용자와의 연관성, 필요한 자료의 범위 등은 공개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사건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며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개가 수사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기 어려워 비공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첨부파일에서 원고의 전화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면서 "비공개 대상 정보에 관련된 기술을 제외하거나 삭제하고 나머지 정보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고 나머지 부분 정보만으로도 공개의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일부 인용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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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자료제공요청은 수사기관이 정보통신사업법에 따라 재판 또는 수사,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할 목적 등으로 인터넷 포털이나 이통사 등에 '요청서'만을 보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이용자 아이디 등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당사자의 통화 대상·날짜·시간, 인터넷 접속 기록·장소, 휴대전화 발신 위치 등 전기통신의 내용 또는 외형적 정보를 수집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과는 다르다.

 통신자료제공요청의 경우 영장 없이 통신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이 수집할 수 있으며 통신사실확인과는 달리 당사자에게 통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위헌적인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개인정보가 수사에 필요하다는 점과 가입자가 정보 제공에 관한 약관에 동의를 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당사자 통보 없이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통신자료 수집과 관련한 국가배상청구소송, 헌법소원 등이 잇따라 제기돼 현재 진행 중이다. 아울러 통신사실확인과 관련한 법적 근거인 통비법에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에 관한 헌법소원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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