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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출시 2000원권 지폐 '인기'···판매가 8000원에도 예약 매진 사례도

등록 2017.09.17 0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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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출시 2000원권 지폐 '인기'···판매가 8000원에도 예약 매진 사례도 

처음 발행되는 2000원권, 전지(全紙)형 중심 수요 폭주
판매가 8000원, 조직위가 제조비·로열티 등 감안 결정
관계자 "전지형 이번주 조기 매진 될 것으로 예상"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오는 11월 처음 발행되는 2000원권 지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2000원권 기념 은행권 (지폐)의 판매가는 8000원이다. 액면가에 비해 4배 높은 가격이지만 처음 발행되는 기념지폐란 점에서 인기가 높다. 24장 전지(全紙)형의 경우 예약접수 중인 일부 은행에선 이미 매진된 상태다.

◇11일 예약접수 시작...5일만에 전지형 일부 매진 

한국은행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2000원권 기념 지폐 230만장을 발행키로 했다. 지폐는 오는 11월 17일 발행되며 이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공식후원은행인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체국 등 11개 금융기관과 판매대행사인 풍산화동양행에서 예약접수를 진행중이다.

2000원권 기념 지폐는 1장 낱장형과 2장 연결형, 24장 전지형 등 3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발행량은 낱장형 92만장, 연결형 21만 세트(42만장), 전지형 4만 세트(96만장) 등 총 230만장이다. 판매가격은 낱장형이 8000원, 연결형은 1만5000원, 전지형은 16만8000원이다.

이 가운데 전지형의 판매 속도가 가장 빠르다. 예약접수 5일만인 지난 15일 기준으로 12개 금융기관 중 6곳에선 이미 매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결형의 경우에도 일부 판매처에선 동이 났다.   

판매대행사인 풍산화동양행 관계자는 "2장 연결권과 24장 전지형의 경우 할당된 은행에서 매진된 곳이 나오고 있다"며 "전지형의 경우 이번주 중에 조기 매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후원은행인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기념 지폐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영업점들의 반응"이라며 "처음 발행되는 기념지폐라는 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8000원 가격은 어떻게 결정됐나?

이번에 발행되는 기념 지폐의 액면가는 2000원이다. 액면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법정화폐의 기능을 가진다는 의미다.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거래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가는 액면가 2000원이 아닌 8000원이다.

기념 지폐는 한국은행이 발행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전량 인수해 판매한다. 한국은행이 액면가로 조직위에 지폐를 넘겨주면 조직위가 제조비, 판매 수수료, 포장비, IOC 로열티 등을 전액 부담하고 판매가도 사실상 조직위가 결정하게 된다. 발행 근거도 한은법이 아닌 특별법이다.
 
통상 올림픽 홍보와 운영 경비 재원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기념 화폐는 발행 당시 인기와 시장 상황을 전반적으로 판단해 가격이 결정된다.   

해외에선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때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 기념 지폐가 발행된 적이 있다. 러시아는 기념지폐 디자인으로 제작해 현용권으로 사용했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 당시 홍콩에선 액면가 20홍콩 달러(2900원·15일 기준 1홍콩달러 145원) 짜리 기념 지폐가 400만장 발행됐으며, 판매가격은 138홍콩 달러(2만원)였다. 액면가 대비 7개 높은 가격에 판매된 셈이다.

2장 연결형 지폐는 338홍콩 달러(4만9000원), 35장 전지형 지폐는 1388달러(20만1000원)에 판매됐다.

당시 홍콩에선 베이징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에 힘입어 이 기념 지폐를 사기위해 은행앞에 수천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중국 중앙은행도 올림픽을 기념해 액면가 10위안의 기념 지폐 600만장을 발행했으며 판매 개시 10분만에 모두 판매되며 큰 흥행을 기록했다. 당시 이 기념지폐는 수천 위안까지 치솟아 거래 되기도 했다.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관계자는 "기념 화폐는 유통을 하기 위한 목적 보다는 수집의 목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액면가 자체는 상징적인 것이지 큰 의미는 없다"며 "조직위가 제조비와 포장비 등과 시장 상황을 감안해 가격을 정하게 되며 올림픽 홍보와 운영 경비 재원 조달을 위해 국내와 해외 판매를 목적으로 발행하기에 통상 액면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 올림픽 당시 홍콩이 발행한 기념화폐의 경우 액면가가 우리 보다 조금 높은 3000원 정도였지만 판매가는 2만원 정도로 우리 보다 훨씬 높았다"고 덧붙였다.

11월 출시 2000원권 지폐 '인기'···판매가 8000원에도 예약 매진 사례도 

◇2000원권,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나?

2000원권은 기념 지폐지만 법화(法貨)이기 때문에 다른 지폐처럼 마트나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2000원권의 크기는 140㎜×75㎜로 5만원 지폐보다 가로는 짧고 세로는 길다. 앞면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등 동계올림픽 7개 종목 도안이, 뒷면에는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소재로 한 호랑이와 소나무 형상이 담겼다.

법화인 점을 고려해 위조방지장치도 5만권에 준하는 높은 수준으로 제작됐다.

입체형 부분노출은선의 경우 평창을 상징하는 한글의 자음 'ㅍ'과 'ㅊ'이 교차해 움직이도록 형상화됐다. 홀로그램은 대회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을 구성하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혼합해 눈꽃송이 모양으로 형상화됐다.

또한 지폐 기번호의 문자와 숫자는 크기가 오른쪽으로 가면서 점차 커지도록 했으며, '개·폐회식 경기장'을 소재로 한 숨은그림을 적용하고, 액면숫자 '2000'은 특수 잉크를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황금색과 녹색이 보이도록 했다.

다만 스피드 스케이팅 등 전체적인 도안에 대해 촌스럽다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최순실이 디자인에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000원권 기념지폐의 가치는?

이번에 발행되는 2000원권은 액면가가 있지만 판매가격이 8000원이고 실제 수집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도 액면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시중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념 주화나 지폐의 가치는 발행 당시 해당 인물이나 대회의 인기와 발행량(희소성), 디자인 등에 따라 결정이 된다. 국내에서 기념 화폐가 발행된 적은 없기에 가치를 비교·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최근 큰 인기를 끈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1차 3만2000부 발행)의 경우 수집상, 인터넷 등에서 판매가 2만3000원보다 10배 가량 비싼 2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5~6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우정사업본부는 2차 추가 발행을 진행중이다. 

반면 199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발행된 기념 주화는 큰 인기 속에 1152만장이나 발행된 탓에 희소성이 떨어져 일부 주화는 액면가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 지하상가의 한 화폐상은 "기념 주화나 지폐는 가치를 생각하기 보단 좋아서 수집해야 하는 것"이라며 "2000원권이 판매가인 8000원보다 오를지 떨어질 지 향후 가치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기념 지폐가 처음 발행되는 것이고 24장 전지형의 경우 발행량이 적어 더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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