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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융위기 후 10년만에 양적완화 축소 '첫걸음' 나선다" WSJ

등록 2017.09.19 11: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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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테튼 국립공원=AP/뉴시스】2014년 8월22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 인근 그랜드 테튼 국립공원의 잭슨 레이크 로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오른쪽)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나란히 걷고 있다. 옐런 의장과 드라기 총재는 25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세계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2017.8.25

【그랜드 테튼 국립공원=AP/뉴시스】2014년 8월22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 인근 그랜드 테튼 국립공원의 잭슨 레이크 로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오른쪽)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나란히 걷고 있다. 옐런 의장과 드라기 총재는 25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세계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2017.8.25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9~2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지난 2008년 월가에서 발발해 각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동해온 초유의 양적완화 실험을 거둬들이는 역사적 첫 발걸음을 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준이 오는 20일 "4조5000억 달러(약 5181조 75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서서히(slowly) 줄여나가는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likely)"고 진단했다. 이 자산은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서 사들여온 국채와 주택담보부증권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자산 축소의 첫 단추는 우선 만기가 돌아오는 일부 채권을 대체하지 않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채권 만기에 따라 확보한 원금을 재투자(reinvestment)하지 않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자산 다이어트’에 돌입해 이러한 양적완화 축소의 여파가 시장에 미칠 후폭풍을 최대한 줄여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시중의 채권을 사들이는 비전통적인 경기부양 수단을 뜻한다.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 더 이상 전통적 통화 정책의 수단으로 삼기가 어려울 때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비상수단'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양적완화의 원조는 일본 중앙은행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인 2000년대 들어 양적완화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바 있고, 구로다 현 일본은행 총재도 이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이 보유자산 매각에 나서는 데는 미국 경제가 미약하지만 초장기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확장 국면은 지난 2009년 9월을 바닥으로 지난달까지 무려 9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의 106개월, 저물가와 고속성장이 지속되던 1990년대 정보통신혁명 시기의 120개월에 이어 3번째로 길다.  실업률도 8월 4.4%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금융 위기의 충격을 딛고 초장기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이러한 양적완화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준이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8년 이후 시중의 국채를 사들여 뭉텅이로 푼 ‘실탄’이 부동산, 주식을 비롯한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다시 소비를 부추겨 꺼져가던 경기회복의 불씨를 붙였다는 뜻이다. 연준이 보유한 자산은 2008년 당시 900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이후 4조5000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었다고 WSJ은 전했다. 

연준의 이러한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 유럽연합(EU) 등 온기가 감도는 주요국 경제에 미칠 파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WSJ은 시장은 ‘자산 축소’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연준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럽과 일본이 여전히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WSJ은 아울러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옐런이 금융위기 이후 가동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얼마나 노련하게 거둬들일지는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의 행보에도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JP모건체이스 은행의 매슈 조조프 주택담보부 채권 스트래터지스트는 “우리는 중앙은행이 1조 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부채권(mortgage-backed securities)에서 손을 놓는 것을 (지난 10년간) 본 적이 없었다”며 “이것이 어떠한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우리는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자산 축소 계획을 공표할 가능성에 대해  “다가오는 재투자 정책(reinvestment policy)의 변화를 (시장과) 소통했으며, (자산 축소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난 6일 말했다. 연준이 4조5000억 달러(약 5181조 7500억원)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조정 계획을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공표할 계획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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