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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만의 사퇴 김준기]구조조정 이겨낸 동부, 오너리스크에 '위기'

등록 2017.09.21 18:17:15수정 2017.09.21 18: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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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만의 사퇴 김준기]구조조정 이겨낸 동부, 오너리스크에 '위기'

동부대우전자 경영권 방어 앞두고 오너 사퇴에 혼란 우려돼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결국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구조조정을 극복하고 살아난 동부그룹이 오너리스크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제 개인의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전격 사임했다.

 김 회장은 김진만 전(前) 국회 부의장의 장남으로 1969년 고려대에 재학하던 중 미륭건설을 창업하며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70년대 중동 건설 경기 붐에 힘입어 사업을 금융, 보험, 석유화학, 전자 등으로 확장하며 동부그룹을 재계 서열 10위권에 올려놓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한 동부그룹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숨가쁜 시간을 동부건설·동부제철 등 핵심 계열사 매각에 나섰고 2015년 53개에서 지난해 말 24개로 반토막났다. 지난해 재계 순위는 35위까지 밀려났다.

 지난해 4월 동부팜한농을 LG화학에 매각하면서 2년 넘게 진행되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기사회생했다는 평가도 적지않다. 현재 동부그룹은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제조 계열사를 떼어낸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동부대우전자 등 전자 부문과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금융 부문으로 재편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동부대우전자 투자자 교체 작업만 마무리되면 그룹 경영이 순항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그런데 핵심 계열사인 동부대우전자가 매각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를 진두지휘해야 할 김준기 회장이 불미스러운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게 돼 그룹이 다시 위기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에 대해 지분 45.8%를 보유한 SBI인베스트먼트와 KTB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동반매각권 옵션 행사와 함께 제3자 공개매각을 추진하면서 경영권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동부그룹이나 김 회장이 동부대우전자 경영권 수성이 만만치 않다. 오너인 김 회장은 그동안 동부대우전자에 대한 경영권 방어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으나, 이미 쓸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다 써버렸기 때문에 현재로 가용할 수단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이 물러남으로써 동부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하게돼 리더십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김준기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준기 회장은 사임 의사를 밝히며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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