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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쏟아진 '빛 기둥'의 아우라···리경 '향유고래 회로도'

등록 2017.09.22 21:22:23수정 2017.09.22 2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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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리경 개인전 4층 전시장

【서울=뉴시스】리경 개인전 4층 전시장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빛’을 탐구해 온 설치작가 리경(48)이 서울 압구정로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more Light: 향유고래 회로도'전을 타이틀로 22일부터 펼친 전시는 완벽하게 계산되고 연출된 공간 안에서 빛을 통해 작가의 세계관을 살펴볼수 있다.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층에 걸쳐 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부제 ‘향유고래 회로도’는 송은 아트스페이스의 전시 공간 입면도가 향유고래의 머리 모양과 유사한 것에서 착안됐다. 허먼멜빌의 소설 '모비딕' 속 향유고래와 인간의 사투가 빚어내는 명상적 분위기를 영상과 레이저로 연출한 빛에 담아냈다.

 이전 작업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관람할 때에 비로소 완성되는 ‘주체’로서 빛을 받아들이는 존재였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완벽하게 계산되고 연출된 공간 안에서 빛을 응시하는 ‘객체’가 된다.

  어두운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두 개의 빛 기둥을 마주하게 된다. 이 두 개의 빛 기둥은 천천히 교차하며 켜짐과 꺼짐을 반복한다. 이는 탄생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가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드러내며, ‘생성과 소멸’의 루프를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I can see your halo #scene02_엘립소이드빔 라이트, 자개, 황동, 멀티채널사운드_가변설치_2017

【서울=뉴시스】 I can see your halo #scene02_엘립소이드빔 라이트, 자개, 황동, 멀티채널사운드_가변설치_2017


【서울=뉴시스】리경 개인전 3층 전시장

【서울=뉴시스】리경 개인전 3층 전시장


 3층 첫 번째 방에서는 3D 영상으로 구현한 미지의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처음 작품을 접할 때에는 인지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응시하면 미세한 빛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3층 두 번째 전시장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빛의 세계에 도달한다. 주황색 싸이키 조명이 가득한 방 안에서 눈부심과 더불어 빛의 잔상을 온 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4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푸른 빛의 레이져 프로젝션이 강렬하게 빛을 뿜어내며 춤추듯 유동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푸른 빛 레이져의 움직임은 연기와 어우러져 오묘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전시장 반대편 벽면에 설치된 유리거울을 통해 공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특히 관람객이 사색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전시장 각 층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공간 속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이 하나로 어우러져 관람객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빛에 빠진 작가의 작업세계를 들어볼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오는 10월 27일 오후 3시~5시, 송은 아트스페이스 지하 2층에서 작가의 강연회가 열린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

【서울=뉴시스】 I can see your halo #scene04_레이져 라이트, 멀티채널사운드_가변설치_2017

【서울=뉴시스】 I can see your halo #scene04_레이져 라이트, 멀티채널사운드_가변설치_2017


한편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이 2010년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989년 재단 설립 이래 미술인들을 지원하고 송은미술대상을 통해 작가 발굴과 육성에 주력해왔으며 이를 더 발전시키고자 건립되었다.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교감의 장을 위해 전시장 무료 개방과 전시 도록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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