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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반도 위기속 노무현 서거 논쟁을 바라본 불편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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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25 15:03:04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원인을 두고 정치권에서 때아닌 공방이 뜨겁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언급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법적 책임을 운운하며 발끈하고 있고, 한국당은 중단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재개하자고 맞불을 놓고 있다.

 발단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박 시장이 "내가 아는 최대의 정치보복은 (이명박 정부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했던 것이며 그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이 불행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라고 발언한 데서 이번 논란이 출발했다.

 이에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의원이 "노무현을 이명박이 죽였단 말인가"라면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을 결심한 데에는 아마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단순히 어떤 한가지 이유만으로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리는 없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가지 주장을 앞세워 재단하는 것은 다분히 진영논리에 의한 정치적 노림수에 다름 아니다.

 물론 정치인의 본업(本業) 중 하나가 정쟁이기에 이번 공방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사안도 이념적 대척점에서 바라보다 보면 서로 충돌이 생길 수 있기에 그런 차원에서 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라거나, 늘상 있는 여야 정치인들의 다툼이라고 치부하더라도 지금은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급박한 안보 위기 상황때문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일 국제사회를 향해 핵 공격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전략 폭격기 B-1B 랜서를 24일 한반도로 띄워 보내 북한을 향한 본격적인 경고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북한과 대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안보 상황에 적극 대처할 정도다.

 온 국민이 북한의 핵위협과 이를 놓고 벌어지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파워 게임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 때 유독 여야 정치권은 8년전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누구 책임이냐를 놓고 으르렁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NSC 회의에서 북핵 위기와 관련,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믿고 흔들림 없이 생업에 종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의 지금 모습을 바라보면 과연 일반 국민이 정치 지도자를 믿고 생업에 몰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국민이 정치권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게 지금의 우리 현실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반도 위기가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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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y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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