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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속 北 지진, 잇단 핵실험에 따른 자연지진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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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25 15:51:50  |  수정 2017-09-25 15: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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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3일 오후 5시29분18초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23km 지역에서 리히터 3.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중국지진대망(CENC)에 따르면 "북한이 핵실험을 하던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으며 진원 깊이는 0km로 폭발에 의한 지진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으나 한국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은 "지진 파형상 자연 지진으로 보이며 음파 관측소에서도 음파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7.09.23.  mangusta@newsis.com
정부·외신 "지진파 특징, 음파 발생하지 않아 자연지진 추정"
 전문가 "순수 자연지진 아닌 듯···핵실험 따른 지질변화로 발생"
 정치권, 방사능·백두산 화산 가능성 등 환경 여파 우려 목소리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지난 23일 오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발생한 규모 3.0 지진에 대해 아직도 여러 의문점이 남는다. 정부와 주변국들은 핵실험에 의한 인공지진이 아닌 자연지진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직후 자연지진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진때 나타나는 지진파와 음파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 분석관은 "이번 지진에서는 자연지진에서 나타나는 P파와 S파의 파형 특징이 뚜렷하게 관찰됐다"면서 "또 인공지진이 일어나면 흔히 음파가 나타나는데, 음파 역시 관측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지진 이후 곧바로 '인공지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가 이내 자연지진 쪽으로 수정 발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일본 기상청은 지진 파형에 대해 자연지진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과학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의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찜찜하다. 자연지진이 난 곳이 북한 당국이 늘상 핵실험을 하던 인접 지역이란 점에서 혹시 핵실험의 여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북한이 또다른 핵실험을 한 것은 아닌지, 7차 핵실험을 했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공식 발표를 안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남아있던 핵물질 등이 사고로 폭발한 것은 아닌지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는 희박한데도 이같은 주장에 일부 고개가 끄덕여지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가 0㎞, 혹은 2㎞ 내외로 매우 얕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 지진관측기관은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를 0㎞라고 발표했다. 한국 기상청은 2㎞ 내외로 판단했다.

 통상 자연지진은 지구 내부의 급격한 지각 변동에 따른 충격으로 지반이 진동을 하기 때문에 진원이 수십킬로미터 이하로 다양하다. 반면 땅속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발생하는 인공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지표면 근처거나 수백미터 이하로 매우 얕다.

 또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했던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위치가 함경북도 길주 북서쪽으로 45㎞ 떨어진 지점(위도 41.36, 경도 129.06)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 핵 실험장에서 5~6㎞ 떨어진 근접한 위치다.

 그렇기 때문에 또다른 핵실험 가능성도 있기는 한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핵실험이 아니라 지난 3일 발생한 6차 핵실험에 따른 지질변화로 인해 발생한 자연지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내부 폭발에 의한 진동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라시나 제르보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발생했던 두 번째 지진과 23일의 두 번째 지진을 비교한 결과 인위적인 지진은 아니었다"면서 "다만 흥미로운 것은 두 지진이 모두 비활성 단층 지역의 지진 활동이어서 6차 핵실험에 기인한 지질학적 압력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폭발로 인한 지진은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단층이 쪼개진 자연지진은 아닐 것"이라며 "지난 6차 핵실험으로 인한 여파로 생긴 지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교수는 "지난 6차 핵실험 이후 큰 지진동으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갱도 붕괴나 산사태가 일어났을 수 있다. 또 풍계리 지역은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던 곳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응축된 힘들이 핵실험으로 인해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측정된 진원 깊이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한반도에서 제일 가까운 관측소가 200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원 깊이를 관측하기 어렵다. 즉 오차가 많이 포함돼 측정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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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인공지진과 자연지진의 지진파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인공지진일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면서도 "그러나 핵실험과 연관이 있을수는 있다. 풍계리 지역에서 핵실험을 하기 때문에 그 부근 지반이 약해져서 지진이 발생했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낮게 봤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기상청에서 분석한 지진파 형태를 보니 S파가 우세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자연지진이 맞다"면서 "6차 핵실험 여파로 인한 지진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잇단 핵실험에 따라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층간 압력 변화가 일어나 자연적으로 지진이 일어난 것이란 해석이다. 비록 진원지가 지표면 근처라고는 하지만 이것만을 놓고 핵실험 등에 의한 인공지진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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