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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당대표 출마, 묘약인가 독약인가

등록 2017.10.08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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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7.09.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7.09.29. [email protected]

내년 지방선거가 '정치 분수령'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1월에 예정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서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유 의원이 당선된다 해도 그가 짊어지고 가야 할 정치적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지난달 29일 "당 대표가 되어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겠다"며 "개혁보수에 대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라고 출마 선언을 했다.

 바른정당 내에서는 유 의원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유 의원이 지금이야말로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며 "위기에 처한 바른정당을 살리려고 나왔는데 (당 대표에) 출마하면 거의 당선이 확실치 않겠냐"고 했다. 당내 다른 관계자는 "이미 유 의원 출마는 예전부터 기정사실로 됐던 부분이고 당내에서도 당선을 유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다 당내 또 다른 대주주인 김무성 의원은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의 고문 역할만 충실히 하겠다"며 "뒤에서 돕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당 대표 대행을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따라서 대선 후보를 지내며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유 의원의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당선 직후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별반 큰 흥행을 얻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를 지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대선 패배 이후 절치부심하다 당권을 잡았지만 실질적인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당 대표로 선출된 지 한 달이 넘었으나 정당 지지율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9월 4주차 주중동향에 따르면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6.6%로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 대표는 전국 순방을 돌고 있지만 여전히 반등 기미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바른정당도 고심이 깊다. 유 의원이 대표가 된다고 한들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패여부가 정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허나 내년 지방선거까지 일 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원내 교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도 걱정되는 수준이다. 한 명의 의원이라도 다른 정당으로 빠져나갈 경우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명에 미달돼 비교섭단체 정당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일부 3선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 결성을 추진키로 한 것과 관련해 자강파 의원들과 갈등을 빚고있는 상황에서 20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당선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를 제외하고는 무게감 있는 광역단체장 출마자를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또 지난달 18일 남 지사 장남의 마약 투약 혐의로 국민적 반감을 고조시키면서 바른정당은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 의원의 대표 취임이 '승자의 독배'가 될 가능성도 높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당원 이탈로 원내교섭 지위가 깨지는 순간부터 대표 책임론이 불거짐에 따라 유 의원 재등판 시 짊어지고 가야 할 정치적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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