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어금니 아빠' 살해동기 침묵···전문가들 "성적학대 의심"

등록 2017.10.10 18:24:3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모(35)씨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이 씨는 10여 년 전부터 딸과 함께 얼굴 전체에 종양이 자라는 '거대 백악종'을 앓아 언론에 소개됐다. 몇 차례의 얼굴 수술로 치아 중 어금니만 남아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 2017.10.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모(35)씨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이 씨는 10여 년 전부터 딸과 함께 얼굴 전체에 종양이 자라는 '거대 백악종'을 앓아 언론에 소개됐다. 몇 차례의 얼굴 수술로 치아 중 어금니만 남아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 2017.10.09. [email protected]


돈·원한 관계에 의한 범행 가능성 높지 않아
윤리적·도덕적 문제가 될 만한 행동 했을 것
"A양 불러들이고 딸 4시간 외출··성범죄 의혹"
"이씨 아내 16세에 임신···약탈혼·강간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영주 김지은 기자 =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한 사실을 시인한 가운데 범행 동기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중량경찰서는 10일 "이씨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살해 방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씨가 범행 동기를 숨겨야 할 만큼 윤리적·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망우동의 자택에서 딸의 친구 A(14)양을 살해하고 이튿날 강원도 영월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10일 3차 조사 전까지 A양의 살인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씨는 당시 자살하려고 준비해 놓은 약을 A양이 실수로 먹고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조사에서 이씨는 A양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전문가들은 이씨가 수입차인 포드 뉴토러스를 타고 다니거나 딸을 통해 A양을 집으로 불러들인 점 등을 봤을 때 돈이 목적이거나 딸과의 불화·원한 관계에 의한 범행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미성년자 여자아이가 피해자였다는 사실로 볼 때 누구든지 딸의 여자친구이기만 하면 상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범행동기가 성적인 문제와 연관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양이 친구인 A양을 집에 두고 4시간 동안 외출한 것도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딸이 외출한 오후 3시40분부터 오후 7시46분까지 집에는 이씨와 A양 둘만 남은 상황이었다.

 이양은 9일 경찰 조사에서 "집에서 영화를 보며 놀자고 해 A양을 집으로 데려와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후 나갔다"면서 "다른 친구들과 놀고 집에 들어오니 A양이 죽어 있었고 아빠로부터 '내가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씨가 소아성애자는 아니라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경찰이 A양을 발견했을 때 A양은 나체 상태였다. 이씨가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어금니 아빠' 살해동기 침묵···전문가들 "성적학대 의심" 


 이에 대해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폭행 흔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성적인 희롱 자체가 없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딸이 자리를 비켜준 것으로 봤을 때 A양과 이씨 사이에 성적 행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로 통하는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이씨가 청소년의 성, 자기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성이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A양이 범행 과정에서 저항이 심했을 수 있다. 이씨가 원했던 성적 접근을 하려 했는데 틀어져서 범행을 저질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집에서 음란성 도구가 발견된 점 등을 봤을 때 이씨에게 가학적 성 욕구가 있었을 것"이라며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려고 할 때 성인보다는 힘이 약한 미성년자를 선택했을 확률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 교수는 "성과 관련된 범행 동기는 상당히 민감해 대부분 범죄자가 실토를 잘 안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씨와 지난달 6일 투신 자살한 부인 최모(32)씨의 관계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양을 임신했을 때 부인 최씨의 나이는 16세에 불과했다. 합법적으로 부부였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관계인지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 매체는 최씨가 남긴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 "남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왔다. 지속된 폭행이 견디기 힘들었다"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딸을 임신했을 때 아내의 나이가 16살이었다"면서 "이씨는 이미 성적인 조숙성, 비행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뒀다.

 배 교수도 "성적으로 변태적인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 죽이게 됐을 것"이라며 "부인도 17살 때 아이를 낳았다. 형식상으로는 합법적인 결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약탈혼이나 강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성적 학대가 있었을 수 있다"면서 "알려져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살해까지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