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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靑 헌재소장 권한대행 유지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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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0-12 0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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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윤희기자. 2017.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청와대가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적지 않다. 야권은 "국회에서 인준이 부결된 인사에게 어떻게 그대로 헌재소장 역할을 맡기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지난 9월 18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간담회에서 재판관 전원이 김이수 재판관의 권한대행직 계속수행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권한대행 유지 명분으로 내세우며 대행 체제를 유지할 태세다.

  물론 이번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유지를 결정하기까지 청와대의 말 못할 고민도 컸을 것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 이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주식 문제로 지난달 1일 자진 사퇴해 헌법재판소 9명 체제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새로운 후보자를 내세웠다가 또다른 검증 부실 논란에 휩싸일 경우 현 정부로서는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적잖은 진통이 있더라도 일단 대행체제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청와대가 결정한 김이수 헌재소장 대행체제 유지에는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적지 않다. '대행체제'는 말 그대로 전임자가 급작스런 이유가 발생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후임자를 뽑기까지 임시로 해당 역할을 맡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서부터 지금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김 대행의 경우 헌재소장 후임자를 뽑을 때까지 임시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게 맞다. 청와대가 후임을 뽑고 이를 국회에서 임명 동의할 때까지가 그의 대행 역할기간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헌재소장 후임자를 선임하지 않고 그대로 대행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무슨 이유에서 새로운 인사를 물색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아무리 청와대 입장에서 생각한다 하더라도 이는 분명 민주적 법치주의와는 동떨어진 일이다.

 더구나 김 대행의 경우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국회 과반수 의원이 헌재소장 임명에 반대했는데 청와대는 그대로 헌재소장 일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의 결정을 청와대가 거스르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현 정부는 늘상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소수 여당이기에 더더욱 협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야3당이 반대한 인사를 편법으로 임용하고 있으면서, 야권에 대해서는 협조하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하고 있으니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어려울 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순리다. 핵심을 피해 가면서 다른 수를 짜 내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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