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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영학 부녀, 피해 여중생 부모에 거짓 문자 보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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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0-12 1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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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2017.10.11. photo@newsis.com
30일 오후 1시께 피해자, 이씨 집에서 어머니와 통화 후 5시께 연락 두절
유족측 "딸이 다른 친구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실제로는 다른 약속 없어
이씨 부녀가 피해자에 수면제 먹이고 부모에 거짓 메시지 보냈을 가능성
이씨 "죽으려 수면제 많이 복용했다"···경찰 "치사량이었다면 실제로 사망"

 【서울=뉴시스】박준호 채윤태 기자 = '어금니 아빠' 이영학 부녀가 피해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먼저 연락해 행방을 수소문하는데 고의로 혼선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피해 여학생 명의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거짓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실종 신고를 지연시키려는 치밀한 범행의 한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12일 경찰과 유족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영학(35)씨는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A(14)양이 수면제에 취해 잠들었을 때 A양의 휴대전화로 "친구(이씨의 딸)랑 놀다가 다른 친구를 보러간다"는 내용의 거짓 메시지를 유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낮 12시20분께 딸을 통해 집으로 불러들인 A양에게 냉장고에 미리 보관해둔 가루 형태의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도록 권했다.

 A양은 오후 1시가 안 됐을 무렵 어머니와 한 차례 통화했다. 당시 A양은 어머니에게 "지금 친구(이씨의 딸) 집에 있다"고 전해 이 때까지만 해도 수면제에 취하진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오후 5시께 어머니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땐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어 더이상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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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의 딸 이모양이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나선후 경찰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7.10.12. scchoo@newsis.com

 만약 A양의 휴대전화로 이씨의 딸 외에 추가로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가족에게 보내졌다면 오후 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친구 집에 도착한 후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자신의 위치까지 알려준 걸 보면 그 때까진 살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어머니가 4시간 뒤에 다시 통화를 시도했을 때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기 때문에 만약 메시지가 보내졌다면 오후 1~5시 사이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씨의 딸은 친구를 데려온 뒤 한동안 집에 머물다가 오후 3시40분께 외출했다. 메시지를 보낸 시점에 이씨와 딸 모두 집에 함께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메시지가 누구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보내졌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메시지를 받은 가족들은 딸이 실종됐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다가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지자 뒤늦게 연락을 취했다.
 
 A양의 어머니가 행방을 수소문할 때 이씨의 딸은 "모른다"고 발뺌하곤, "A양이 다른 친구와 논다고만 하고 가버려서 실종됐다는 것도 SNS 글을 보고 알았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딸은 경찰 조사에서 A양이 숨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안방에서 발견했다고 진술한 만큼 헤어진 사실 자체가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실종을 의심한 가족들은 A양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수소문하던 중 지난달 30일 당일에는 이씨의 딸 외에 추가로 약속을 정한 친구가 없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A양의 가족들은 이때부터 이씨 부녀를 딸의 실종사건 관련 용의자로 의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씨의 딸이 유족에게 친구의 행방에 관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점에서 수면 상태인 사실을 알고도 거짓메시지를 보내는데 가담했다면 이씨뿐 아니라 딸까지 살해 단계부터 계획적으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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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어금니 아빠' 이영학(인터넷 캡쳐)>

  이씨 부녀가 경찰에 검거되기 전 복용한 수면제 양도 치사량 수준으로 알려져 의도적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건 아닌지도 의심받고 있다.

 간혹 피의자가 결백을 주장하는 수단으로 수면제를 이용한 자살을 시도하곤 하지만 이씨 부녀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많은 양을 섭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자살하려고 수면제를 많이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굳은 결심을 한 점을 들어 범죄의 계획성이나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죄책감을 내세워 형량을 낮추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씨의 수면제 자살이 일종의 보여주기식 '쇼잉'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팀도 이씨 부녀가 서울 도봉구 일대 빌라를 월세로 계약해 도피처를 마련한 점, 시신 유기 때 차량용 블랙박스를 떼어놓은 점 등으로 미뤄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우발적인 살인보다는 계획적 살해를 공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수면제를 치사량 수준으로 먹어 죽었다면 사건 전모 자체가 밝혀지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도피처를 마련할 걸보면 정말로 죽을 생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이씨 부녀가 정확히 얼마나 많은 양의 수면제를 복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본인은 많이 먹었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치사량 수준이었다면 실제로 죽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pjh@newsis.com
 chaide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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