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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빠진 유네스코, 日이 최대후원국···분담금으로 또 목줄 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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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0-13 10: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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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미국의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탈퇴 결정으로 일본이 유네스코 최대 후원국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자국에 불리할 때마다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을 보류하던 일본의 목소리가 한층 더 커질 우려가 있다.

 12일 NHK,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소식에 대해 일제히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유네스코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유네스코에서 빠지면 중국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은 유네스코 예산의 22%를 분담하던 최대 후원국이다. 뒤이어 일본이 2위로 9.7%, 중국이 3위로 7.9%의 유네스코 분담금을 각각 부담하고 있다.

 미국이 빠지면 두 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지불해온 일본이 유네스코 최대 후원국이 되지만, 일본은 자국에 이어 2위의 분담금 지급 국가가 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일본은 이미 최근 몇년 간 유네스코 최대 후원국 역할을 해왔다. 미국이 지난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의 가입을 승인한 데 대해 반발하며 이후 유네스코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그간 유네스코가 자국에게 불리한 결정을 할 때마다 분담금 지급을 연기하며 유네스코의 목줄을 죄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지난 2015년 10월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심사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2016년 유네스코 분담금(약 39억엔) 지급을 그 해 연말까지 보류한 바 있다. 일본은 통상 매년 4~5월께 유네스코 분담금을 지급해왔다.

 이에 유네스코는 일본의 요구를 수용해 세계기록유산 심사과정 개선안을 마련했고, 그제서야 일본은 분담금을 지급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2016년 12월 22일 기자단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제도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달 중 분담금을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국의 요구가 관철되자 연말이 다 돼서야 분담금을 지급한 것이다.

 일본은 올해에도 유네스코 분담금 34억 8000만원(약 350억원)의 지급을 보류키로 했다. 한중일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가 지난 5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개정을 권고했을 때에도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는데, 집권 자민당 권력 서열 2위이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분담금'을 언급하며 유엔에 불만을 터뜨렸다. 

 당시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은 유엔에 제대로 잘 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지급하는 분담금에) 유엔이 일본에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전부터 의문이었다", "일본은 (유엔에) 돈만 떼인다"라는 등이라고 말한 바 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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