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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딸 "아빠 없으면 난 죽어"···절대적 종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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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0-13 11: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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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아빠' 이영학 씨가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17.10.13. photocdj@newsis.com
이씨 지시 없었지만···이양, A양에 수면제 2알 먹여
이양 "아빠가 하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
세간 비난에도 "아빠는 그런 사람 아냐" 적극 반박
"이씨 행위에 대해 전혀 가치 판단 못하는 상태"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국내에서 단 3명이 투병 중이라고 알려진 희소병을 함께 앓은 부녀는 지배-종속 관계였다. '어금니 아빠' 사건의 피의자인 이영학(35)씨가 검찰로 송치된 13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딸 이양(14)에게 아버지 이씨는 절대자와 같은 존재였다. 이양의 사고와 행위의 기준이 전부 이씨에게 종속됐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날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의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이씨는 아내가 사망한 뒤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접근이 쉬운 딸의 친구 A양(14)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았다.

이양은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 역할을 할 사람으로 A양을 데려오라'는 아버지의 지시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 이양의 어머니인 최모씨는 지난달 5일 의붓 시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

이양은 이씨의 지시를 이행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본인이 직접 A양에게 수면제 2알을 먹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이씨의 말대로 A양에게 수면제를 섞은 음료수를 건넸을뿐 아니라, 이씨의 수면제를 감기약이라고 속여서 먹였다.

이양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와의 면담에서 '왜 (이씨가) 시키지도 않은 일까지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양은 경찰 조사와 면담 과정에서 줄곧 '아빠가 그렇게 얘기했으니 내가 그렇게 알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A양에게 여러 차례 수면제를 건네는 과정에서 'A양을 재운다'는 뚜렷한 목적 의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은 이유를 묻는 경찰에게 "아빠가 하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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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의 딸 이모양이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12. scchoo@newsis.com

아버지에 대한 이양의 의존도는 통상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양과 면담한 서울청 소속 프로파일러 한상아 경장은 "이양이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까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경장에 따르면 이양은 이씨에 대해 "나를 항상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씨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양은 '아빠가 어떤 행위를 하는 데는 다 사정이 있다'고 이해하는 상태다. 이씨를 향한 세간의 비난에 대해서도 "아빠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경장은 "아버지의 행위에 대해서 전혀 가치 판단이 안 되는 상태"라고 결론 내렸다.

이양은 이씨와 같은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앓으면서 '어금니 부녀'로 알려졌다. 어릴 때부터 이씨와 한 쌍으로 묶여 언론에 소개되면서 강력한 의존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가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모아서 생활했기 때문에 의존 관계는 더욱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양의 성장 과정에서 가치관 혼란도 컸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씨는 퇴폐 마사지업소를 운영했고 평소 청소년기 여성에게 큰 관심을 드러내는 등 성적인 집착이 유별난 인물이었다.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정황도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버지가 알려진 모습과 달리 변태적인 성행위 같은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지 부조화 상태가 왔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본인이 아버지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상당한 심리적 갈등이 있었고, 결국 자포자기 심정으로 아버지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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