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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극보수 노선 정상 아냐…온건 이슬람국 되겠다"

등록 2017.10.25 09: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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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극보수 노선 정상 아냐…온건 이슬람국 되겠다"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32)가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이슬람국가 사우디 아라비아를 '온건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또 "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개방 사회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0년 동안 (사우디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의 극단적 보수주의의 책임을 사실상 이란에 돌렸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의 영향으로 사우디가 정상에서 벗어나 극단적 보수정책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0여년동안 일어났던 일들은  (정상적인)사우디가 아니다. 1979년 이란 혁명이후 여러나라가 그 모델을 모방하기를 원했고, 그 중 하나가 사우디였다. 우리는 어떻게 다뤄야할지 몰랐다. 그리고 이 문제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이제는 제거해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와 전 지역에 개방적인 온건 이슬람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 또 "사우디 인구의 70%가 30세 이하이다. 솔직히 우리는 극단적 사상과 싸우는데 또 30년을 허비하지 않겠다. 지금 당장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1979년 이란 혁명이후 극단적 보수 이슬람주의의 취하겠다는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장은 이론의 여지가 있다. 1927년 리야드 출신의 이븐 사우드가 권력을 잡고 새 왕조를 열면서, 엄격한 이슬람 수니파 율법을 강조하는 와하비즘을 사실상 건국이념으로 삼았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탈석유' 경제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주요 20개국(G20) 국가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국 중 하나다. 또 3개 대륙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사우디가 더 좋게 변화하면 지역에 도움이 되며 세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가 여기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바로 그것이다. 모두의 지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앞서 5000억달러(약 564조원)를 투자해 사우디 북서부 지역에 주거·비즈니스 신도시 네옴(Neom)'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탈 석유 전략의 일환으로 세워질 이 혁신 도시는 전적으로 대체 에너지에 의존할 계획이다.네옴은 사우디 북서부, 이집트와 요르안 인근 홍해변 사막지대에 2만6500㎢(서울 면적의 44배)의 넓이로 건설된다. 도시는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될 예정이며 사업자금은 사우디 정부 재정과 함께 외국 투자 유치로 마련될 예정이다.

 왕세자는  "네옴은 건물을 지은 적이 없는 땅에 건설될 것이며 수백년에 걸쳐 세워지고 개발된 다른 도시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네옴 개발은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전 아르코닉 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이 계획에 대해 일부에서는 네옴이 사우디 경제 시스템을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반면 이미 실패한 사막에서의 산업도시와 비슷한 형태를 보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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