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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칙 없는 한국당의 국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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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0-30 11:36:22  |  수정 2017-11-06 09: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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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자유한국당이 2017년 국정감사(국감)를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작 때는 문재인 정부의 신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단단히 칼을 가는 듯 하더니 중반을 넘어가서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문제를 고리로 국감 보이콧을 전격 선언했다.

 그러다 그나마도 며칠 되지 않은 상태에서 30일 국감 복귀를 선언하는 등 온통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다. 복기해보면 국감 초반 호기롭게 출발하다 중반 이후 보이콧 선언 뒤 국감장에서 빠졌고, 여론의 반향이 미미하니까 막판에 슬그머니 국감에 복귀한 것이 된다. 심하게 얘기하면 아무런 대책이나 전략도 없이 국감이란 장(場)을 제집 드나들다시피 한 것이다.

 물론 야당이 정부여당에 맞서 제목소리를 내는 투쟁의 마지막 단계는 국회 일정 보이콧이다. 장외로 나가 야당의 주장을 소리높여 외칠 수도 있고 의원들이 단체로 청와대 앞에 몰려가 시위를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정치행위의 일환이기에 이번 자유한국당 보이콧 결정과 그에 대한 번복 등을 모조리 비판하는 것 또한 적절치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 민주당도 야당 시절 국감 보이콧 등을 통해 대응하곤 했다. 2013년 8월 당시 김한길 대표의 장외투쟁 선언 후 서울광장 서측 인도에 천막당사를 설치했고 101일 간 대여투쟁을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 때 야당의 정치 포기, 무책임한 발목잡기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지금 한국당을 비난하는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언제나 국민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는데 있다. 과거 민주당의 방식도 그랬고 지금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도 여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이는 여야가 대립하고 의견 충돌을 하더라도 국회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점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가 어렵고 안보가 불안하고 사회적으로도 정권교체에 따른 각종 후유증으로 어수선하다. 이런 때 야당은 국감을 외면하고, 여당은 이를 비판만 하고 있으면 국민은 기댈 곳이 없다.
 
 우리 헌법 제61조 1항은 '국회는 국정을 감시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 입장에서는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여권을 몰아붙일 수 있는 기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국당은 스스로 이런 기회를 박차고 있다. 실익도 없고 명분도 부족해 보인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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