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들·운영위원 자녀' 생활기록부 조작한 양심 없는 교원 무더기 입건

등록 2017.10.30 10:06:1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담임과 짜고 아들 생활기록부 조작한 교사…아들은 수시로 서울 사립대 합격
 
【의정부=뉴시스】이경환 장상오 기자 = 대학 입시를 위해 자신의 자녀나 학교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모를 둔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립고등학교 교사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경북에 위치한 사립 고등학교 교장 A(59)씨, 교감 B(56)씨, 교무과장 C(54)씨와 경기북부 지역 고등학교 교사 D(53씨)와 E(54)씨 등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마스터 PC를 빌려 주거나 이미 수정된 생활기록부 내용을 단순히 입력만한 교사 3명에 대해서는 해당 교육청에 통보 조치했다.

 교장 A씨 등 3명은 올해 2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접속해 특정학생 5명의 생활기록부 내용을 수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학생들의 학부모들 중 학교운영위원 등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모의 자녀들을 추려 교감과 교사들에게 주도적으로 컨설팅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교감 B씨는 부임날짜가 올해 3월1일이었는데 불구하고 미리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2월26일 생활기록부를 수정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D씨는 2014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자신이 재직하는 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고등학교 1~2학년 생활기록부를 마음대로 수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료교사 E씨는 D씨 아들의 대학 수시 입학을 위해 이를 적극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D씨의 아들은 올해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에 수시로 합격했다.

 경찰조사에서 D씨는 "국어교사이기 때문에 다른 교사들이 아들에 대해 표현한 것을 더욱 풍부하고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꾸기 위해서"라고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D씨는 자신의 아들의 생활기록부상 '융통성이 적은 직업을 택하는 것이 좋다' 등의 부정적인 내용은 대부분 삭제하고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등 수시로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서 교사들은 NEIS상 마지막 수정자 정보만 남아있고 이전 로그기록과 수정내용이 저장되지 않아 생활기록부를 수시로 조작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NEIS'는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관리하는 교육기관 내부 정보시스템으로 교육부 지침에서는 작성, 수정 권한을 담임과 교과목교사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경우 내부 교원만으로 구성돼 있어 학교생활기록부 조작 등의 감시가 소홀한 점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생활기록부 조작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학사비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