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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업계, STX조선 RG 미발급 사태에 '우려' 목소리↑

등록 2017.11.03 1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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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업계, STX조선 RG 미발급 사태에 '우려' 목소리↑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STX조선해양이 금융권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조선업계는 자칫 이번 사태가 다른 업체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조선사가 외국 기업에게 선박을 수주했을 경우 해양금융종합센터에서 선박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금융기관이 RG 보증을 선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 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을 했을 경우 수주를 의뢰한 회사에게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환급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국내 금융업계에서는 RG 발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선업계는 선박을 수주해놓고도 RG가 발급될 지 여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일부 중소조선업체에서는 이번 STX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이 강화된 RG 발급 기준을 다수의 기업에 적용할 경우 중소조선소와 협력 업체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지난 7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50K DWT MR 탱커 4척(옵션2척 포함)을 1억4000만 달러 규모로 수주했지만 RG를 받지 못해 건조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RG는 건조계약을 맺은 뒤 60일 이내에 발급받아야 하는데 STX조선해양은 마감시한인 9월30일까지도 금융권으로부터 RG 발급을 받지 못했다.

 이에 STX는 그리스 선사에 양해를 구한 뒤 1차 RG 발급 시한을 10월말로 늦췄지만 금융권에서는 RG 발급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계약 무산 위기까지 몰린 STX는 결국 선사에 2차 연장을 요구 이달 30일까지 늦췄지만 금융권에서 RG 발급을 해준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7월에 수주한 50K DWT MR 탱커 4척에 대한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7월 이후 수주한 선박 물량에 대한 RG 발급을 장담할 수 없고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중소조선업계 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번 STX RG 미발급 사태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 RG 발급을 꺼려할 경우 해외 선사는 물론이고 국내 해운선사들도 중소조선업계에 선박 건조를 맡기지 않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

 RG 미발급 사태 확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주 절벽 사태로 중소조선사들이 줄도산 할 수 있다는 예측도 이 같은 주장에 근거를 둔다.

 이와관련 중소조선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STX에 RG를 발급해주지 않는다면 선박 발주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중소조선업계를 살리겠다고 공약한 것과는 달리 조선업에 대한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STX가 저가 수주를 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 금융권에서 RG 발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STX가 배를 만들면 5%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인데 하나의 기업이 망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중소조선사들이 공멸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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