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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핀트 어긋난 당청의 홍종학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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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1-06 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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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이를 반박하며 집단 옹호에 들어갔지만 어딘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최근 홍 후보자의 '쪼개기 절세' 의혹과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고3때 삼촌과 조부에게 증여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자 시절 2억 원의 딸 거액 예금이 발견됐는데, 이게 조부로부터 자식이 물려받은 게 아니고 딸에게 차명으로 줬다고 해서 증여세를 냈고 이런 경우는 성실 납세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홍 후보자와 관련된 증여의혹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안 대표와 유 의원의 사례를 언급한 것이지만 이는 첫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우선 비교대상이 잘못됐다.

 홍 후보자에게 검증이 집중되는 것은 장관으로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이끌 도덕성과 철학을 가졌는지를 살피기 위함이다. 인사청문회 대상도 아닌 안 대표와 유 의원을 끌어들여 비교하면서 '너희들도 똑같다'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포인트를 잘못 짚은 것이다.

 또 홍 후보자를 비판하는 주된 논거가 증여 사실 자체에 있는 것도 아니다. 본인의 그간 발언과 실제 행보 사이의 차이에서 오는 도덕적 흠결이 핵심이다. 홍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과다한 상속·증여가 이뤄지면 부의 대물림으로 인해 근로 의욕을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정한 제어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학생에 불과한 홍 후보자의 딸이 8억원이 넘는 상가 건물을 증여받았고, 이를 통해 월 400만원대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는 상황에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소리를 들어도 할말은 없다.

 또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이 소유한 건물 임대차계약에 세입자들에게 불리한 조항을 넣은 사실도 있다. 홍 후보자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상가 건물주들의 갑질 문제를 지적한 것과도 배치된다. 이 역시 내로남불 비판을 받을만하다.
 
 청와대의 대응 역시 매끄럽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홍 후보자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는 기자들에게 "그런 논리라면 여러분도 쓴 기사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장관 후보자를 동일 선상에서 비판하는 것은 온당한 비유법이 아니다. 기자들도 공직에 오를 경우 똑같은 차원의 검증을 받으면 될 일이다.

 홍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문재인 정부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혁신성장'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의 책임론이 재차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청의 총력 대응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반박을 하더라도 국민이 납득할만한 논거를 제시해야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fullemp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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