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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포기자 낙인'…남성 육아휴직 여전히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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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1-05 06:02:00  |  수정 2017-11-05 08: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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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 12.4% 불과...스웨덴 45%
육아휴직 안쓰는 이유…승진 등 경쟁력 우려·소득감소 順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정부의 육아휴직 정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남성들에겐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육아휴직을 쓰기가 부담스러운 직장 내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전체에서 남성 유아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인식 개선에 전국민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6만7658명 가운데 남성은 8388명(12.4%)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3.3%, 2014년 4.6%, 2015년 5.6%, 2016년 8.5%에 비하면 비교적 빠른 성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10%를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스웨덴(45%), 노르웨이(40.8%), 독일(24.9%), 덴마크(24.1%) 등 유럽 선진국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남녀 근로자 각각 최대 1년(12개월) 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

특히 지난 9월부터 부모 모두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대체율) 수준을 종전 40%에서 80%(상한 150만원, 하한 70만원)로 인상됐다. 나머지 9개월은 40%(상한 100만원, 하한 50만원)를 적용한다.

정부는 또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지원정책을 확대해 왔다.

같은 자녀에 대해 배우자의 육아휴직 후 두번째로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 첫 3개월 간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 내에서 소득이 더 많은 사람이 두번째로 육아휴직을 하면 소득보전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육아휴직에 대한 정책 확대에도 남성의 육아휴직이 크게 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사회·기업에 자리잡은 보수적 인식에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을 개인 이기주의로 취급하고, 승진 인사에서 원천 배제하는 등의 문화가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대형(32세·남)씨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 대상에서 아예 배제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소문만 그런게 아닌게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온 남성 뿐 아니라 다자녀를 둔 여성의 경우에도 승진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괜히 나섰다가 찍히는 것 보다 포기하는 게 마음 편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4년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활용이 낮은 이유로 가장 많은 36.8%가 '승진 등 직장내 경쟁력에서 뒤쳐질 염려'를 꼽았다.

이어 '휴직기간 중 소득감소'(34.8%), '남성 육아휴직자에 대한 직장 및 사회의 시선'(22.8%)이 뒤를 이었다. 

또 육아휴직 신청에 대한 회사의 분위기를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신청은 가능하지만 부담을 느끼거나 눈치가 보인다'(37.7%), '여성은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은 분위기'(32.0%)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남녀 모두 자유롭게 신청 할 수 있는 분위기'는 18.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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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조사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육아휴직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로 사용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더 보수적인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육아휴직 후 복귀한 남성을 대상으로 가장 힘든 점을 조사한 결과 '고과, 승진 등 직장낸 경쟁력 약화'(26.0%)를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또 '자리 유지 및 배치전환 걱정'(18.9%), '직장 분위기 적응'(15.5%) 등도 높게 나타났다.

육아휴직을 쓰고 복귀한 이경섭(38세·남)씨는 "설마 했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며 "육아휴직 전에는 관리직군이었는데 현재는 기술직군으로 발령이 나서 일하고 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겠다고 하면 말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선 기업들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남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최소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육아를 담당하는 남성들에게 각종 육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아빠넷'을 오픈했다. 

우리나라는 초 저출산 국가다. 여성 1명이 낳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현재 추세라면 2750년에는 한국인이 소멸한다는 얘끼까지 나온다.

전제 육아휴직자 숫자도 올해 9월 말까지 6만76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육아휴직자 6만7873명 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매년 증가해 온 육아휴직자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게 된다.

점점 출산률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여전히 육아휴직에 대한 보수적 기업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선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육아휴직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인사메뉴얼 제작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들은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른 남성에게도 육아휴직을 추천하고 싶은지를 물었더니 45.6%가 '꼭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은 2.6%에 불과했다.

장점에 대해서는 '자녀와 유대 강화'(76.4%), '부부 간 가족관계에 도움'(12.0%), '재충전의 시간 확보'(10.1%) 등으로 조사됐다. '좋았던 점이 없었다'는 답변은 0.6% 뿐이었다.

신형규(35세·남)씨는 "육아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시간에 쫒기는 일인지 미처 몰랐다"며 "육아를 집적 하고 나서 아내에 대한 이해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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