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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IB 과제②]반쪽짜리 초대형 IB…본격 가동 '산 넘어 산'

등록 2017.11.14 16: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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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IB 과제②]반쪽짜리 초대형 IB…본격 가동 '산 넘어 산'


나머지 4곳, 단기금융업 인가 시점 '불투명'
자본시장법 개정안, 연내 국회통과 '불확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2011년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한 지 6년 만에 첫 출현하면서 14일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초기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는 데다 가장 중요한 단기금융업에 대해 초대형 IB를 신청한 5곳 중 1곳만 인가가 나오면서 초대형 IB가 본격 가동되기엔 아직 과제가 산적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투만 발행어음 인가…나머지 4곳은 언제

금융위원회는 전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IB를 신청한 대형 증권사 5곳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다만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업무(단기금융업)는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안건으로 올라 통과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에는 한 개 증권사에 대해서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하지만 금융감독원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여타 증권사에 대해서도 인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인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단기금융업 인가의 경우 금감원 심사가 종료된 한국투자증권부터 처리한 것"이라며 "아직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나머지 4개사는 심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증선위, 금융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증권은 대주주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때문에 심사가 보류됐다. 금융감독원은 나머지 3곳에 대한 단기금융업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초대형 IB 발행어음 사업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초대형 IB의 핵심적 기능이다. 이번에 5곳이 초대형 IB로 지정되긴 했지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한국투자증권 한 곳 뿐인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나머지 4곳에 대한 인가를 언제 내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당국은 여전히 '심사 중'이라는 모호한 태도만을 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 살펴볼 부분이 있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며 "요건상 완료됐다 하면 증선위를 거쳐 금융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연내 심사 완료 여부에 대해서도 "심사 내용에 따라 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한국투자증권처럼 따로 인가를 낼 수 있다는 방침도 전했다. 그는 "비슷한 상황에서 심사가 완료되면 한꺼번에 하겠지만 지금은 이미 한 군데가 (인가가) 났다"며 "다른 데도 완료되는 대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연내 국회 통과 불확실

초대형 IB의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하고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당초 정무위원회는 기업대출을 신생 혁신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부대의견으로 담아 9월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류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용공여 한도가 이미 자기자본의 100%에 육박하고 있어 초대형 IB 출범을 통한 기업금융 재원 마련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정안 통과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행 100%로 돼있는 기업신용공여에서 별도로 100%를 추가하는 논의는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 결정나든 그건 국회에서 하는 것이고 인가 시기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단기금융업으로 조달할 수 있는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까지로 돼 있지만 그 중 최소운용 비율 50%를 기업금융운용으로 해야 한다"며 "기업금융으로 흡수되지 못한다면 그 업무 자체를 영위하기가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도 초대형 IB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단기금융업에 대해 은행과 업무 영역이 겹친다며 인가 보류를 요청하는 등 거듭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단 금융위는 은행권의 반발을 '밥그릇 싸움'으로 일축하며 금투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은행권이 걱정하는 것도 표면적으로는 금투협의 건전성을 걱정하지만 결국은 영역 다툼의 하나"라며 "아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게 또 100% 타당하진 않다"고 말했다.
[한국형IB 과제②]반쪽짜리 초대형 IB…본격 가동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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