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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0억 모른다' 국정원장, 거짓 해명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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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1-17 14: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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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준모 기자 = 할 말이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얘기다.

 국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줬다. 40억원 정도다. 검찰은 이를 뇌물로 보고 있다.

 언론은 의혹을 추가했다. 용처불명 30억원이다. 특수활동비 중 쓰임새를 알 수 없는 돈이 더 튀어나온 거다.

 그런데 서 원장은 이걸 부인했다. 16일 국회에서 그랬다. 전언이다보니 발언 취지는 정확치 않다.

 다만 '의혹 보도에 조치를 하겠다'라는 입장이라니 짐작은 간다. 국고 손실은 청와대에 상납한 40억원이 전부고 더 이상은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해석이 맞다면 서 원장 해명은 틀린 것이 된다. 해명 후 반나절도 안돼 용처불명 30억원의 실체가 일부 드러난 때문이다. 

 최경환 의원에게 전달된 특수활동비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시절이던 2014년 10월 이 돈을 받았다고 한다. 1억원 정도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서 털어놨다. 

 이 돈은 특수활동비 중에서 용처가 가장 은밀한 특수공작사업비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상납 때 돈을 꺼냈던 '지갑'에서 다시 돈을 빼 쓴 셈이다.
   
 검찰 수사 의지로 볼 때 특수활동비를 둘러싼 여죄는 더 드러날 것 같다. 핵심 피의자인 남재준·이병기 전 원장은 구속까지 됐다. 용처불명 30억원의 종착지를 찾는 건 시간 문제다.

 이 지점에서 시선은 원점으로 간다. 서 원장이 불과 반나절도 못 버틸 해명을 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정말 서 원장은 '용처불명 30억원'의 실체를 몰랐나. 과거의 일이겠지만 국정원 간부들이 '자기집 꽂감' 빼먹듯 특수활동비를 빼서 정치권에 여러 형태로 퍼주기를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의문은 쌓인다. 우리 나라 최고 정보수장이 내부 사정에 이토록 깜깜했다니 말이다.

 설마 서 원장이 내부 비리를 알면서 모른 척 했다고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여죄는 모르는 척 하자고 자기들끼리 짬짜미를 했을 리도 만무하다.

 할 말은 이거다. "아무리 등잔 밑이라지만 그렇게 어두울 수 있나요." 서 원장이 답할 차례다.

  j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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