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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도 성추문 폭로 파문에 '곤경'.. 프랭큰 · 코니어스 의원도 피소

등록 2017.11.23 07: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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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햄 (미 앨라배마주) = AP/뉴시스】 = 전 앨라배마 주지사로 공화당의 상원의원직에 도전한 로이 무어 후보가 11월 16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심각하게 생각에 잠겨있다. 30대 시절 14세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의 성추문 파동이 이번에는 민주당쪽에까지 번지고 있다. 

【버밍햄 (미 앨라배마주) = AP/뉴시스】 = 전 앨라배마 주지사로 공화당의 상원의원직에 도전한 로이 무어 후보가 11월 16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심각하게 생각에 잠겨있다.  30대 시절 14세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의 성추문 파동이 이번에는 민주당쪽에까지 번지고 있다.  

【 워싱턴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미국의 연예계와 언론, 스포츠, 정계를 휩쓸고 있는 성추행 폭로 파문이 공화당의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로이 무어를 곤경에 빠뜨린 데 이어 이번에는 민주당의원들에까지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그 동안  영화계의 거물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파문이후 개설된 트위터의 해시태그 '미투'( MeToo )에 올라오는 수많은 여성 ( 일부 소수는 남성 )들의 크고 작은 성추행 피해 고발에 대해 재빨리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나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인가 수위를 재조정해야 할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현직 민주당 상원의원인 앨 프랭큰(미네소타) 상원의원이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던 지난 2006년 해외 파견 미군을 위한 위문공연 리허설에서 방송인이자 모델인 리언 트리든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이어서 미시간주의 존 코니어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함께 일하던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트리든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프랭크 상원의원의 성추행은 2006년 12월 해외 주둔 미군들을 위한 위문공연 기간에 벌어졌으며 군용기 안에서 젖가슴을 쥐거나 별도의 경우에 강제 입맞춤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프랭큰 상원의원은 2009년 미 상원에 입성하기 전 코미디언과 작가로 활동했다.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에 착수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두 번째 여성이 프랭큰의원이 주 박람회 행사장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쥐었다며 고발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코니어스 하원의원의 전 여직원이었던 여성들이 그가 여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과 함께 성적인 호의를 구걸했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고 버즈피드( BuzzFeed )지가 보도했다.  그들의 진술 기록도 함께 공개했다.

   코니어스 의원 사무실에서 그런 성적인 유혹을 거절해서 해고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에게 2만7000달러 (2947만원)를 주었다는 사실도 보도되었다.   코니어스는 21일 자기는 합의금을 준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나중에 그의 사무실에서는 성추행은 사실이 아니지만 입막음으로 돈을 준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하원윤리위원회는 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그 동안 수십년 전 30대였을 때 당시 14세의 소녀를 자신의 집에서 성추행했다는 로이 무어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에 대해 강경한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공화당원들도 그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등 정계가 성추문 파동으로 들썩였다.

 하지만 공화당 일부에서는  성추행이 사실이라해도  현재 본인이 부인하는 말을 믿어줘야 한다며 그를 지지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말을 믿는다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해 12월 12일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사퇴설은 진정되었다.

  오래 전에 여직원의 엉덩이를 만진 정도의 성추문은 미성년자 추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 동안 목소리를 높여온 민주당으로서는 의원들의 성추문이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메리칸 대학의 정치학과 댄 러블린 교수는  " 이런 문제는 '누구만큼, 얼마만큼, 나쁜 짓을 한건 아니다'라는 말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일단은 추행의 정도는 언급하지 말고 고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밀고가는 것도 딜레마이다.  파문이 얼마나 오래 끈질기게 계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의 성 추문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던 악몽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지난 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은 직장 성추행등 여성들의 성적 고발에 대해 "무조건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과거 빌 클린턴 성추문을 믿지 않았던 일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 일단 처음에는 여성의 말을 믿어야 한다.  나중에 믿을 수 없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는 믿어줘야한다는 뜻"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1990년대와 지금은 성추행의 기준과 여론이 사뭇 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은 성추행의 잣대도 더 엄격해졌고, 무엇보다 수 십년 전의 실수로 치부되었던 행동이 재판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이다.

 민주당 역시 의원들의 성추행을 더 이상 애매모호한 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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