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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유족에 또다시 생채기 낸 해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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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1-23 16: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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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지난 17일 오전 11시30분께 세월호 객실 구역의 반출물을 세척하던 중 유골 1점이 발견됐다. 당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람의 뼈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은 미수습자에 대한 장례식이 예정돼 있었다.

  5명의 미수습자 유가족은 결국 시신없는 장례식을 치러야 했다. 유골이 발견되기 하루 전인 16일 미수습자 가족들은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습본부는 21일에서야 선체조사위원회와 일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감식을 요청했다. 유족들의 눈물을 뒤로 한 채 수습본부는 5일 가량을 그냥 허비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각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누가 봐도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같은 질책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문재인 대통령 마저 이를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렇게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들께 한 점 의혹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낙연 총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해수부는 지난 정권에서도 세월호 관련 내용 중 상당 부분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 해수부가 또 다시 국민 감정에 반(反) 하는 이같은 행태를 보인 것이니 그 어느때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물론 수습본부 측 입장에서는 그간 발견됐던 뼛조각 중 적지 않은 수가 동물 뼈로 밝혔졌기에 이번의 경우 보다 신중을 기해기 위해 일처리를 조심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중대한 사안이었던 데다 바로 다음날 장례식이 예정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음은 당연하다. 설령 또다시 동물 뼈로밝혀졌다해도 오히려 국민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수습본부에 박수를 보내지, 미숙한 대응이라고 비판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해수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세월호 유해 발견 은폐의혹 1차 조사 결과를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너무나 뒷북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유족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생채기를 낸 듯한 해수부의 이번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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