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심소 김천흥, 그를 기억하다'

【서울=뉴시스】 고(故) 김천흥 '춘앵무'. 2017.11.23. (사진 = 국립국악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조선 왕실의 마지막 무동(舞童)으로 기록되는 심소(心韶) 김천흥(1909~2007) 선생의 1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한 무용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이 오는 29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수요춤전' 무대에 '심소 김천흥, 그를 기억하다'를 펼친다.

이번 공연은 궁중무용을 전승하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기획한 공연이다. 심소 김천흥 선생이 생전에 남기고 이어온 춤사위들을 단원들이 직접 무대 위에서 펼친다.

심소 김천흥 선생은 14세가 되던 1922년 이왕직아악부 양성소 2기생으로 입소했다. 1923년 순종황제의 오순(五旬) 기념 진연에 참가해 12개 종목의 궁중무용을 전수 받아 '조선의 마지막 무동'으로 불렸다.

2007년 99세로 영면하기 직전까지 국립국악원 원로사범, 중요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과 처용무의 예능보유자로 활동했다.

또한 1970년대 말부터 궁중무용 재현의 사명감과 애정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 33종의 궁중무용을 재현했다.

현재까지 문헌에 의해 전해지는 궁중무용은 총 57종이다. 이중 45종의 궁중무용이 심소 선생에 의해 재현, 전승됐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궁중무용의 명맥을 이어주고 전승, 발전시키는데 독보적인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김천흥 선생의 10주기가 되는 해다. 이번 공연에서는 생전의 그가 전승하고 재현했던 6가지 춤사위를 무대에 올린다.

【서울=뉴시스】 고(故) 김천흥 '처용무'. 2017.11.23. (사진 = 국립국악원 제공) [email protected]

김천흥 선생이 93세의 연세에 마지막으로 췄고 생전 가장 아끼고 많이 선보였던 '춘앵전'으로 이번 공연의 문을 연다. 전통춤의 대가였던 한성준 선생으로부터 처음으로 접한 민속춤인 '승무'도 이어 선보인다.  

1928년 순조 효명세자 때 만든 궁중무용 '가인전목단'과 순조의 보령 40세와 즉위 30년을 경축하는 연향에서 첫 선을 보인 '장생보연지무' 등 정통 궁중무용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이 춤들은 각각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왕의 장수를 위해 송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궁중무용 외에도 무용극에 관심이 많았던 심소 선생은 창작무용극 '만파식적'을 선보였고, 탈춤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가면극보존회' 발족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 전통무용 전반에 걸쳐 많은 활동과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도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만파식적 중 신기의 저'와 '봉산탈춤'을 무대에 올린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유미 전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의 자문을 토대로 김영희 전통 춤 이론가가 사회와 해설을 맡아 심소 김천흥 선생의 춤 인생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기획과 구성에는 최경자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 대행이 맡았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양선희, 최병재 안무자가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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