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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北 도발에 다시 시험대 오른 '한반도 운전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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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1-30 04:00:00  |  수정 2017-12-05 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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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새벽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국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7.11.2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평창올림픽 계기로 대화 돌파구…'평창구상'에도 제동
  北, 화성-15형 주장…文대통령 언급 '레드라인'도 부담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북한이 오랜 침묵을 깨고 75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재차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북한의 11·29 도발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라는 정부의 기대 섞인 전망을 깬 것은 물론, 문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에 한층 다가서면서 대북정책에 있어 운신의 폭을 더욱 좁히게 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인 29일 오전 3시17분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최대고도 4475㎞, 사거리 950㎞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발사 각도와 거리를 감안해 사거리 1만㎞의 ICBM급 화성-14형 계열로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은 정부성명을 통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ICBM 화성-15형이라고 소개하면서 핵무력의 완성이 실현됐다고 선포했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이 지난 7월28일 처음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을 ICBM이 아닌 ICBM급으로 낮춰 평가해오던 것이 북한의 이날 도발로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고각 발사한 것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워싱턴을 포함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1만1000㎞ 이상의 사거리를 확보했다고 분석한다.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으로 스스로 규정한 'ICBM에 핵탄두 탑재' 상황 가운데 첫 번째 조건인 핵탄두 운반체인 ICBM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륙 간을 넘나드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한 대목에서도 부담을 읽을 수 있다.

  이는 또 북한이 지난 9월15일 이후 도발을 멈춘 것을 대화의 여건이 마련됐다는 시그널로 보고 직접 북미 간 대화를 타진한 미국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을 갖는다. 자신을 겨냥한 북한의 도발을 미국이 쉽게 넘어갈리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NSC 전체회의 모두발언도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어렵게 조성된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끌고가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자신의 구상이 흐트러진 데 대한 안타까운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동시에 미국이 그동안 2~3개 채널을 가동하며 보였던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거두고 다시 한반도에 긴장국면이 조성되는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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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새벽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국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7.11.2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도발 5시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시도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 직후 육·해·공군 합동으로 북한의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도발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두 정상이 통화에서 북한이 75일 만에 도발을 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상황 변화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미국이 강경하게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해 빠른 소통을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이 우선 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 외교안보 당국 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추가로 협의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두 정상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상황 변화 인식을 공유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이른바 '평창 구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까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상황관리를 하고 이를 계기로 마련된 평화 메시지를 지렛대 삼아 해외 정상을 초청한다는 게 '평창 구상'의 골자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맞물린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수준을 조정해가면서까지 한반도 내 안정적 상황 관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도발로 이같은 방안도 물 건너 갔다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동결을 한다는 조건으로 키리졸브 내지는 독수리 연습을 안 하는 방식 등의 한·미 훈련 조정을 논의해볼 수 있다는 방침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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