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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확대, '실세'에 밀린 최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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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05 15:50:06  |  수정 2017-12-12 09: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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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 수장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의 '설왕설래'로 시장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높다.

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확대는 당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대목이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코스닥 투자 확대 계획이 없다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발언이 나오자 마자 한 발 빼는 모양새다. 금융수장이 '친문' 정치인 출신 국민연금 이사장에 밀렸다는 분석이 다분하다.

최 위원장은 지난 10월 벤처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국민연금 등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에도 "기관투자자들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인하겠다"며 변함없이 당위성을 피력했다. 11월 초 정부는 코스닥에 연기금 투자 확대를 유도한다는 내용의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시장의 기대심리가 커지며 코스닥은 한 달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김성주 이사장이 지난달 22일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 비중을 10% 늘린다는 정보는 완전히 오보"라고 선을 그으면서 코스닥지수가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이 커졌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최종구 위원장의 '한 발 물러서기'다. 최 위원장은 이달 들어 '뉘앙스'가 완전 달라졌다. 최 위원장은 지난 4일 혁신성장을 위한 청년창업 콘서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당초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10%로 확대하겠다고 정한 바는 없다"고 발을 뺏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톤다운'을 두고 '실세' 국민연금 이사장과의 힘겨루기가 부담이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이사장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복지 공약을 담당했던 대표적 친문 인사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이사장의 사무실 개소식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김 이사장 역시 올 여름 문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가 나오자 시민들이 줄 서 있는 전주우체국의 모습을 SNS에 올리는 등 문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운용자금 규모만 600조가 넘는 공적기금 관리의 총 책임을 비금융 인사이자 정치인 출신에게 맡기냐는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김 이사장 임명은 강행됐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는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당국 간의 엇박자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더군다나 금융수장이 정치인 출신 '실세'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금융시장의 혼란은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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