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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산업메카 될까…양재 R&CD 혁신지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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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05 17: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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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서초구 양재동에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인 '양재 R&CD 혁신지구'를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첫번째 가시적인 성과가 5일 실체를 드러냈다.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핵심거점이 될 '양재 R&CD 혁신허브'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5일 오후 양재 R&CD 혁신허브가 조성된 한국교원총연합회(한국교총) 회관을 찾았다. 한국교총은 회관 건물내 4개층(1·5·6·8층)을 혁신허브를 위해 제공했다.

 교총회관 1층에 들어서자 널찍한 공간이 펼쳐졌다. 개방형 소통광장인 이곳에는 강의실과 전시공간이 조성됐다. 최대 150명까지 모여 학술토론회 등 각종 행사를 열 수 있다.

 인공지능에 특화된 12개 입주기업은 1층 전시장에서 제품 소개에 여념이 없었다.

 인공지능 민간연구소인 '모두의 연구소'는 테러용 드론을 막기 위한 안티드론 실물을 공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끼어들기 기능을 연구하는 장면도 화면에 표출했다.

 맞은편 카이스트 연구팀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90% 확률로 사람 성별과 나이를 맞추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기자가 카메라와 화면 앞에 서자 이 프로그램은 표정과 눈, 코, 피부 등을 감지한 뒤 약 3만명의 얼굴과 비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 36세'라는 글자가 표출, 기자의 실제 나이를 정확히 맞혔다. 이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알아채고 대응하는 감성도우미 챗봇 등에 활용된다.

 바로 옆 화면에서는 인공지능 월드컵이 펼쳐졌다. 화면에 표시된 사각형 모양 로봇들이 축구선수로 변신했다. 로봇들이 팀을 나눠 경기장 안을 돌아다니며 골을 넣자 해설과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전원공격 전원수비 전술을 편 파란색 인공지능이 승리했다. 인공지능은 경기결과를 소개하는 기사까지 게재했다. 그야말로 경기부터 경기 후까지 모두 인공지능이 도맡은 것이다.

 인공지능 월드컵 프로그램을 소개한 김종환 카이스트 교수는 "기존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과 달리 사람 간섭 없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고 경기를 펼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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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로봇이다. 그간 정보통신기술(IT)이 세상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지능기술의 시대"라며 "양재 R&CD 혁신허브에서 만들어진 인공지능 관련 기술들이 우리 기업에 전파돼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기업들이 인공지능의 개념을 잘 알지 못해서 적용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그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바둑 말고도 인공지능의 영역은 매우 넓다. 적용대상도 광범위해 앞으로 혁신허브가 우리 기업이 원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관 5층으로 이동하자 개방형 협업공간이 펼쳐졌다. 입주사들과 프로젝트팀들이 활용하는 공간이다. 라운지는 고급스럽게 조성돼있고 다과를 무상 제공한다.

 투명유리를 통해 보이는 전망이 아름다웠다. 양재 R&CD 혁신허브 운영을 총지휘할 송락경 카이스트 교수는 "저녁에 이곳에서 건너편 LG전자연구센터를 보면 왠지 모르게 속이 울렁거린다"며 "이런 분위기가 입주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5층에는 입주사 회의실이 여럿 마련됐다. 회의실에는 '생각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애플 에반젤리스트(기술전도사) 출신이자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인 가이 가와사키의 금언이다.

 이어 열린 개관식에서는 양재 R&CD 혁신허브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됐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혁신과 협업"이라며 "앞으로는 산학뿐만 아니라 지자체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년 전 양재에 와서 '어진 인재'라는 이름 풀이를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 했는데 오늘 정말로 이렇게 역사가 바뀌게 됐다"며 "양재 R&CD 혁신허브가 전 세계의 좋은 인재들이 모이는 인재의 산실이 되도록, 또 양재라는 이름에 걸맞게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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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은 "양재는 이미 수백년전에 조상들이 4차 산업혁명을 만들 운명적인 땅으로 점찍은 듯하다"며 "이 시작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되고 혁신경제를 이끄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6층과 8층에는 인공지능 특화기업들을 위한 사무실이 마련됐다.

 현재 12개 기업이 입주해있고 내년에 입주사를 추가모집할 예정이다. 2년간 입주할 수 있고 최장 4년간 입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저렴하다. 1개월에 ㎡당 5000원만 내면 된다. 43㎡ 사무실을 쓰면 한달에 20만원만 내면 관리비와 전기세 등을 모두 해결한다.

 양재 R&CD 혁신허브는 입주사들에게 인공지능 연구개발용 GPU클러스터클라우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GPU클러스터클라우드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 미국 선진기업들이 활용하는 고성능 연산 서버인데 고가인 탓에 국내 인공지능 개발 기업들은 활용하지 못했다. 이 기계를 입주사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양재 R&CD 혁신허브 관계자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송락경 교수는 "언뜻 보면 이곳이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들의 창업공간으로 보이겠지만 우리는 이곳을 스타트업을 비롯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사내벤처, 태스크포스팀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인공지능 각 분야에서 이미 2~3년 전부터 상당한 준비를 한 기업들이 있다. 아직 안 드러났을 뿐"이라며 "라이트 형제가 새처럼 나는 비행기를 띄우겠다면서 끊임없이 도전한 끝에 오히려 새보다 더 강한 비행기를 만들었듯이 우리가 인공지능 영역에서 일부 뒤처져있지만 곧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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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서울시 경제정책과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등 시장이 인공지능 분야 인재를 양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대학도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그러니 인공지능 분야 인재 육성을 공공영역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인공지능 분야 인재를 육성하지 않으면 모든 산업을 포기하는 격"이라며 "우리나라 인재들이 똑똑해서 곧 상당한 성과가 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민간연구소인 '모두의 연구소' 김승일 대표는 "인공지능 분야 발전의 비결은 공유와 협업에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누군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올리고 또 다른 사람이 그것을 고쳐 새로운 것을 올린다"며 "사람들을 하나의 공간에 모아놓으면 공유문화를 위한 씨앗이 될 것이다. 1년만 지나도 세계 수준에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같은 인프라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가 사라지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기관이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그것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우리 기업들이 외국 자료를 갖고 개발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데이터들을 공개해주면 국내 업체들이 잘 정제해서 더 좋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국가기밀이 아니라면 업체들과 공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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