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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KDI "한은 금리인상 이른 판단…오히려 인하 여지 충분"

등록 2017.12.06 13: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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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년 한국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소비가 개선돼지만 투자가 둔화되며 2.9%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12.06.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년 한국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소비가 개선돼지만 투자가 둔화되며 2.9%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12.0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시기상조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이날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거시경기 측면의 많은 지표로 판단할 때는 인상 하기에는 아직 이른 판단이 아니었느냐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물가 상승에서 경기를 조절할 정도의 상승세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고 경기의 개선이 상당히 편중된 모습이라서 앞으로 대외적 환경변화, 특히 반도체 사이클 변화에 우리 경제가 상당히 휘둘릴 수 있다는 걱정도 경기 조절에 대한 신중함을 요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다만 "한은의 목표에 물가 외에 금융 안정도 있다"며 "앞으로 금리 조절을 통해 금융 안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때에는 금융 안정의 어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충분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부장과 정대희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의 일문일답.

-우리 경제를 낙관하기 어려운 근거로 반도체 의존도를 들었다. 내년 반도체 경기 전망을 상세히 설명달라.

"(김현욱) 저희도 금년에 있었던 상당히 빠른 속도의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경제전망 숫자가 반도체 경기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계산했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반도체 경기가 금년처럼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은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된다고 보고 있어 중립적 판단을 한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이 적절했다고 보나.

"(김현욱) 여전히 우리 경제가 견실하지 못한 상태에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이번 인상도 거시경기 측면의 많은 지표로 판단할 때는 인상 하기에는 아직 이른 판단이 아니었느냐 하는 생각을 한다. 물가 상승에서 경기를 조절할 정도의 상승세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고, 경기의 개선이 상당히 편중된 모습이라서 앞으로 대외적 환경변화, 특히 반도체 사이클 변화에 우리 경제가 상당히 휘둘릴 수 있다는 걱정도 경기 조절에 대한 신중함을 요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완화적 통화 정책의 마지노선은.

"(김현욱) 금리 수준으로 완화적이라는 표현을 말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물가안정목표제의 기본을 감안해볼 때 적정금리 수준보다도 약간 높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은의 목표에 물가 외에 금리 안정도 있으므로 앞으로 금리 조절을 통해 금융 안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때는 금융 안정의 어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충분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 등 정부 정책이 소비 확대에 기여한다고 했는데, 이 효과를 제거했을 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어떻게 달라지나.

"(김현욱) 정책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앞으로 추진될 구조개혁 등이 맞물려 효과를 내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따른 효과만 발라내기는 쉽지 않다."

"(정대희) 2.4∼2.5% 정도가 될 것 같다. 내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변경된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집행 시기 등을 다 감안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정책 효과가 없다면 올해와 비슷한 정도의 소비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낮게 전망한 이유는.

"(정대희) 내년도 취업자 증감은 민간소비가 개선 됨에도 투자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금년에 예상한 30만명대 초반인데, 이보다 소폭 낮은 30만명 내외로 보고 있다. 2018년 예산안에 포함된 일자리 확대 정책의 효과로 약 2만~3만명을 추가 반영했다."

"(김현욱) 최근 성장의 주요 부문을 차지했던 건설업은 청년층보다는 중장년층의 비중이 높은 산업이고,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생산이 많이 늘면서 경기가 개선됐지만 반도체산업 특성상 고용유발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점도 두루 영향을 미쳤다. 청년의 고용 상태가 금년에 크게 악화한 모습은 아니었는데, 서비스 부문의 중저 기술을 요구하는 고용이 조금씩 늘면서 구직 포기자이던 청년층을 포함해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 분모가 커지는 상황도 발생하고, 거기에 따라 실업자도 많이 편성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4분기에 전기 대비 0% 성장한다는 것은 기저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 흐름인가. 반도체 투자 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증가율을 축소시킨 하방 요인은 뭔가.

"(정대희)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은 가동률이 높지 않다. 일부 가동률이 낮은 업종을 제외하더라도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반적으로 제조업이 좋은 게 아니다. IT 업종에 편중된 상황이라 반도체를 제외한 설비투자 수요는 크지 않겠다고 보고 있다. 올해 약 15%의 굉장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다음에 내년 3%로 본 것이라 조금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
 
-재정정책 재원을 '경제 구조적인 문제 해소를 위한 지출 수요에 대응하라'고 제시했다. 공무원 증원 외 정부가 어떤 곳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현욱) 경기에 대응한 통화정책을 강화해야 되는 시점이 아니냐라고 한거다. 새 정부 경제정책에 따른 재정수요가 상당히 증가하는 시점에서, 또 남아있는 여유가 많지 않을 수 있어 재정 정책은 재정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 것이다. 현재 넉넉하지 않은 재정 상황을 봤을 때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수요에 먼저 대응하고, 구조개혁과 구조조정 문제에 소요되는 재정은 좀 더 장기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

-근원물가 전망은.

"(정대희) 올해는 1.5%, 내년 1.6%로 전망한다. 며칠 전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반영됐다.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의 내수 모습을 봤을 때 아직 물가를 상승시키는 힘이 강한 경기 개선을 (이끌 정도는) 아니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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