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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강행 왜?…4개의 가설

등록 2017.12.07 10: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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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7.12.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7.12.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린 조치로 일제히 우려를 제기했다. 유엔과 아랍권, 터키, 유럽 등 국제사회 전반이 이·팔 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저해하고 중동 지역의 긴장을 고조하는 불안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미국인도 이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가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반대하고 있다. 찬성은 31%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사관 이전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심지어 공화당 내에서도 찬반여론이 반반으로 갈린 상황이다.

 모두의 반대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조치를 강행한 이유를 미들이스트아이(MME)가 네 가지로 분석했다.

◇"트럼프, 자신의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 뿐"

 친이스라엘 매파이자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베니 아브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미국 대중이 원하고 있는 것, 22년 전 미국 의회가 결정한 것을 선보였다"는 견해를 내세웠다.

 미국 의회는 지난 1995년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법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보안 등의 이유로 전직 대통령들은 6개월의 시한을 두고 유예를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6월 한 차례 유예한 이후 12월 또 한번의 결정 시한을 앞두고 있다.

 아브니는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기는 것은 미국의 법"이라며 브루킹스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진정한 여론조사는 선거"라면서 "미국인들은 지속적으로 군사 또는 외교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을 선출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자신의 지지층에 호소 중"

 브루킹스연구소의 여론조사에 참여한 메릴랜드대학교 시블리 텔하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에만 소구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텔하미 교수는 "민주당 지지층은 압도적으로 대사관 이전을 거부하는 데 비해 공화당 지지층은 반반 여론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정책으로 자신의 좁은 지지층에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미국 유권자 중 가장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기독교도 사이에서 대사관 이전 지지율이 53%에 달하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텔하미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특히 신경써야 할 지지층이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자금과 직결하는 이스라엘계 로비 단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강력한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에서 "미국 대사관을 유대민족의 영원한 수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카지노 재벌 셸던 아델슨은 "백악관에서 친이스라엘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며 공공연히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텔하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으로 수도를 옮겨도 이같은 소수 지지층은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화협상 시 팔레스타인 압박 용"

 한 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압박 카드를 강화하고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수도와 대사관 이전, 팔레스타인에 대한 유엔 기금 삭감 움직임, 워싱턴 소재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실 폐쇄 등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압박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팔레스타인 인권운동가 조시 루브너는 MME에 "이번 발표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협상안 발표 시 팔레스타인을 위협하고 그들에게 불리한 협상을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유 없다…합리적 선택 아냐"

 그러나 가장 힘을 받고 있는 해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저 경솔하고 편향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이번 발표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텔하미 교수는 이들 보좌관을 두고 "전례없이 경험 없고 거품이 낀 사람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위험한 길로 안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팔 간 평화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해도 이번 조치로 아바스 수반은 협상 테이블에 거리를 둘 것"이라고 했다.

 루브너 역시 쿠슈너 선임고문과 그린블랫 특사 등을 두고 "팔레스타인에 현실적인 협상 조건을 제공할 의사가 결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가적·천부인권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그저 이스라엘에 통제권을 주기 위해 이데올로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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