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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앞세운 '中게임' 한국 안방 노린다

등록 2017.12.17 06: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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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텐센트

중국 텐센트

중국, 세계시장 점유율 2위…한국 5위
텐센트 e스포츠에 5년간 16.7조원 투자선언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게임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글로벌 위상을 높이며 한국 안방을 두드리고 있다.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7%다. 순위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위다. 

 한국이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분야에선 세계시장에서 15.2%를 점유하며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1위 중국과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에선 한국이 8.2%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다. 2015년 14.1%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인 것은 일본(19.6%)이었으며, 중국이 18.1%, 미국이 16.4%로 뒤를 이었다.

 올해 한국 게임시장 규모는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6.2% 늘어난 11조57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4조 8800억원에 달하며 온라인 게임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모바일 기반으로 출시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2019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중국도 만만치 않다. 최근 몇년 사이 게임 개발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한국 게임시장을 넘보고 있다. 7~8년 전만해도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는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텐센트와 같은 대형 회사들이 많이 탄생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회사도 많이 인수했다"며 "게임 개발력이 상향 평준화되다 보니, 중국이 전 세계 게임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상위 5위권에는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붕괴3rd'가 포함돼 있다. 11위에도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소녀전선'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현재 급격한 성장기를 겪고 있지만 곧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시장은 잇따른 국내 대작 게임들의 흥행 실패로 적극적인 개발이나 마케팅을 시도하지 않고 상황을 전반적으로 관망하는 추세다.

【부산=뉴시스】 지난달 1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2017.11.16.

【부산=뉴시스】 지난달 1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2017.11.16.

게다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게임업체들이 전 세계 게임시장뿐 아니라 한국 시장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한국 게임산업 관련 종사자 수도 해마다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인 점은 올해 한국 온라인 게임 중 '플레이어언 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점이다. 이로 인해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은 지난해 대비 1.6% 성장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4조 7207억원 수준의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의 성장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과 e스포츠산업의 성장 등으로 인해 2019년까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스포츠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e스포츠 구단 또는 대회의 스폰서로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 역시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가 2017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1.3% 증가한 6억 9600만 달러(약 758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0년에는 15억 달러(약 1조 635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e스포츠 시장 역시 중국이 빠르게 장악해가는 분위기다. 올해 중국 모바일 e스포츠 대회의 규모는 지난해 250만 달러(약 27억원)에서 약 4배 증가한 950만 달러(약 10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실시간 스트리밍 규모 역시 지난해 4억 7500만 달러(약 5178억원)에서 2017년 6억 2500만 달러(약 6813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불리는 텐센트는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000억 위안(약 16조 6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샨다게임즈의 자회사 액토즈 소프트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7'에서 e스포츠를 주최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중국을 따돌리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중국이 한국 게임을 모방한 짝퉁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중국에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우리나라 게임사들도 지나친 과금 유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보다 힘써야 할 때"라며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많은 게임 규제를 풀어줄 수 있도록 게임업계의 자정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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