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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약속한 연인 알고보니 사기꾼…'로맨스 스캠' 일당 구속

등록 2017.12.18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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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약속한 연인 알고보니 사기꾼…'로맨스 스캠' 일당 구속

중년 이혼여성에 "결혼하자" 접근해 돈 뜯어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미국인 정형외과 의사를 사칭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한국인에게 국제결혼을 빙자해 돈을 뜯어낸 속칭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외국인 일당이 적발됐다.

 로맨스 스캠이란 로맨스(Romance)에 스캠(Scam)을 합성한 단어로 로맨스를 빙자한 신용사기를 의미한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억대에 가까운 돈을 가로챈 미국인 B(34·라이베리아 이중국적)씨와 W(36)씨, 독일인 R(57)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9월부터 12월까지 미국인 정형외과 의사를 사칭한 총책의 지시에 따라 피해여성 A(54·회사원)씨로부터 의료기기 수출 관련 사업자금 명목으로 총 7만1000달러(한화 약 7700만원)를 넘겨받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총책은 카카오톡 등 국내 SNS 채팅앱을 통해 만난 피해자와 혼인을 약속하는 속칭 '로맨스 스캠'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책은 젊은 20~30대보다는 SNS 채팅이 익숙치 않은 중년층이나 외로움을 타는 이혼녀 등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이혼을 한 경력이 A씨는 총책과 단 한 번도 만남을 갖거나 대면한 적이 없지만 기독교 신자로서 초반에는 종교를 통한 교감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고 혼인까지 약속한 후 거액의 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말레이시아에 20억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수출하던 중 세관 통과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돈이 필요하다며 지난 9~10월 미화 5만2000달러(한화 약 5700만원)을 이체받았다.

 또 피해자의 해외송금 한도제한으로 더 이상 추가 이체가 불가능하자 B씨가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해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피해자로부터 미화 1만5000달러(한화 약 1600만원)를 전달받다가 긴급체포됐다.

 B씨가 체포돼 돈을 전달받지 못하자 W씨와 R씨는 또 다시 피해자로부터 돈을 직접 받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고 서울 이태원 일대 호텔에서 미화 4000달러(한화 약 4300만원)를 전달받던 중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들의 실제 직업은 정형외과 의사가 아니라 자영업과 무역업, 운송업 종사자로 총책의 지시를 받아 돈을 찾는 '전달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국 내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성들에게 '로맨스 스캠'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외 SNS 채팅앱을 이용해 익명의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직접 대면하지 않고 결혼을 빙자하거나 사업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로맨스 스캠' 사기 수법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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