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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집트 오라스콤, 北 이동통신사업 철수…11월초 영업중단

등록 2017.12.19 08: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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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집트 오라스콤, 北 이동통신사업 철수…11월초 영업중단

지난 11월초부터 영업중단한 듯
오라뱅크 평양지점은 지난해 12월 폐쇄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압력을 수용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해 온 이집트 통신 회사인 오라스콤이 지난 11월 초 북한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고, 완전 철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일본 정보 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라스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압력이 가중되자 북한에서 완전 철수키로 결정했다.

 다만 오라스콤은 북한 철수 절차를 원만히 처리하기 위해 현재까지 사업 중단 결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라스콤은 2008년 북한과의 합작으로 ‘고려링크’라는 이통통신사를 설립해 운영해 왔으며, 가입자가 3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링크는 오라스콤이 75%의 지분을 소유하고 나머지 25%를 북한 측이 소유하고 있었으나, 오라스콤의 철수로 문을 닫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링크의 가입자 350만 명은 북한의 또다른 이동통신사인 ‘별’로 이전됐으나 휴대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통신사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

  ‘별’은 북한 당국이 ‘고려링크’의 독점 체제를 견제하기 위해 2015년에 설립한 이동통신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운영능력 등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오라스콤의 철수로 북한의 이동통신사업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오라스콤의 협력회사로 북한 최대의 이동통신사업체였던 고려링크가 무력화된 만큼 적잖은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열악한 기반 통신 설비에 투자할 능력이 부족한 탓에 이동통신의 보급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고, 이 때문에 북한주민들의 이동통신 가입은 급증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휴대폰 사용에 엄격한 통제를 가해 사용기록 등을 지울 수 없게 만드는 등 이동통신을 주민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라스콤은 최근까지만해도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 내에서의 이동통신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지속되고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결국 북한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최대의 재벌회사인 오라스콤은 2011년부터 계열 금융회사인 오라뱅크의 평양지점도 운영해 왔으나 지난해 12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와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대북 제재안이 나오자 폐쇄하기도 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12월 “오라스콤이 북한에서의 이동통신사업을 통해 약 7년간 거둬들인 현금 수익금만 6억 5300만 달러(약7100억원)에 이르지만 북한에서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규제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오라스콤이 북한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1970년대 중동전쟁때 북한이 아랍권을 지원한 이후 북한과 전통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이집트주재 북한 대사가 유엔 제재 대상에 올라 평양으로 귀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집트 외무부가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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